식품회사들이 '프리미엄' 상품이라며 일반 제품보다 1.3~1.7배 비싸게 파는 햄·소시지가 일반 제품에 비해 오히려 고기가 적게 들어갔거나, 건강에 해로운 성분이 더 많이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또 목우촌 '주부9단 김밥햄', 진주햄 '천하장사', 한성 '마늘햄''흑마늘햄' 등 4개 제품은 건강에 해로운 첨가물질(소르빈산)이 들어 있는데도 이를 표시조차 하지 않았다.
소비자단체인 녹색소비자연대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예산을 지원받아 시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8개 햄 제품과 4개 소시지 제품을 대상으로 가격 및 품질을 비교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번 조사에서 일반 제품에 비해 프리미엄 제품의 품질이 가장 떨어진 상품은 목우촌의 '불에 구운 김밥햄'이었다. 이 제품은 목우촌의 일반 햄인 '목우촌 주부 9단 김밥햄'에 비해 고기 함유량이 0.3%포인트 적었고 각종 성인병의 원인인 나트륨은 1.4%포인트 많았다. 일반 제품에는 없는 색소·안정제 등 식품첨가물도 2가지 더 들어갔다. 그러나 가격은 100g당 1750원으로 일반 제품(1362원)보다 28% 비싸다.
롯데의 '의성 마늘햄 골드라벨'은 '의성 마늘햄'보다 돼지고기 함유량은 3.7%포인트 많았지만, 나트륨이 6.6% 더 검출됐다. 그런데도 골드라벨 제품이 100g당 371원(27%) 비쌌다.
청정원의 프리미엄 햄인 '참 잘 만든 순살햄'은 닭고기를 섞지 않고 돼지고기만을 사용해 일반 제품(불고기맛 햄)과 차별화됐지만, 나트륨 함유량은 비슷했다.
대신 가격 차가 심해 일반 제품 100g당 685원인데, 프리미엄 제품은 1130원으로 일반 제품보다 65% 비쌌다. "품질 차이를 고려하면 가격 차가 지나치다"는 게 녹색소비자연대의 평가다.
이 밖에 한성기업의 '흑마늘햄'은 고기 함량을 5.1%포인트 늘리고 국내산 돼지고기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일반 햄인 '마늘햄 골드'보다 86% 비싸게 판매됐다.
목우촌 '주부9단 김밥햄' 등 4개 제품에서는 성분 표기에 나와있지 않은 소르빈산이 검출됐다. 소르빈산은 식품의 부패를 방지하는 첨가물인데, 암과 종양, 돌연변이를 유발할 수도 있어 반드시 제품 겉면에 성분을 표시해야 하는 물질이다. 다만 이들 제품에 포함된 소르빈산 함유량은 규정 미만이었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소르빈산 검출 제품을 농림수산식품부에 통보해 이를 시정하게 만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