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크리에이션 주부 봉사단
"어르신들, 저희 재롱 예쁘게 봐주세요."
서울 영등포구 대명요양센터 로비에서는 매달 금요일 한 번씩 반주도 없는 트로트 가락이 흐른다. 주부 20여명이 70대 노인들에게 손을 내밀며 춤을 권하고, 처음엔 손사레치던 노인 40여명이 이내 흥을 낸다.
주부들로 구성된 레크리에이션 자원봉사단 '우레메'다. 우레메는 '우리 레크리에이션으로 멘토 됐어요'를 줄인 말. 50대 주부 25명이 활동한다. 재작년 여름 영등포 자원봉사센터에서 두 달간 무료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을 이수한 주부들이다. 이후 4박 5일 합숙 훈련하는 등 실력을 적극적으로 쌓더니, 격주로 금요일에 노인 요양원이나 정신병원 등을 돌며 웃음 기부에 나선다. 대명요양센터 정신병동은 1년째 매달 찾아가고 있다. 환자는 주로 알코올중독자,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청소년, 교통사고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앓고 있는 이다.
우레메 윤유희(53) 회장은 웃음 기부를 하면서 스스로도 웃음을 되찾았다고 했다. 우울증, 갑상선저하증, 이혼 등이 그를 괴롭혔다. 그는 "나도 어려울 때 누가 나를 잡아줬으면 했다"며 "그런데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다보면 어느새 내가 위로받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고 했다. 단원 송선이(52)씨는 "마음이 아픈 이들을 달래주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칭찬 게임"이라며 "하나하나 장점을 말해주다 보면 사람들 얼굴이 활짝 펴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