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곶감 귀한 겨울… 가격 50% 이상 올라

지난가을 유난히 포근했던 날씨에 곶감이 직격탄을 맞았다. 산지에서 생산량이 매우 줄어들면서 12월 말에도 시중에 햇곶감을 찾기 어려운 지경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는 1년 중 곶감 수요가 가장 많은 설날 선물용 곶감 물량을 확보하는 데 비상이 걸렸다.

곶감은 생감의 껍질을 벗긴 뒤 일교차가 크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말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지난 11월에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곶감 농가가 큰 손해를 입었다.

건조 과정에 들어간 감이 그대로 익어 홍시가 되거나 꼭지가 떨어져 나갔고, 습기 때문에 곰팡이가 피어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국내 유통되는 곶감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는 경북 상주도 피해가 컸다. 상주 곶감은 작년보다 생산량이 30% 가까이 줄고, 따뜻한 날씨로 썩거나 떨어진 곶감 피해액이 27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곶감 주요 산지 중 하나인 경남 하동은 올해 11월 평균 기온이 섭씨 15.3도로 평년 기온(섭씨 7.9도)보다 7.4도나 높았다.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도 크게 올랐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곶감 1㎏에 3만원 선으로 작년보다 최고 50% 가까이 올랐다"며 "그나마 물량 확보가 어려워 1월에야 햇곶감이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창모 롯데백화점 청과 CMD(선임상품기획자)는 "소비자 선호도가 떨어질 정도로 곶감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곶감 가격이 오르면서 중국산 곶감이 국내산으로 둔갑하는 경우도 있다. 한 청과업체 관계자는 "중국산 곶감은 외관이나 맛에서 전문가조차 구별이 어렵다"며 "시중보다 30% 이상 저렴한 가격의 상품은 중국산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