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기업이 공모주 수익률도 좋아

새로 상장하는 종목은 '1위'인 분야가 있는지를 살펴야 할 것 같다.

2011년도 증시에 입성했거나 상장될 예정인 기업은 유가증권시장 16곳, 코스닥시장 57곳으로 총 73개다.

이 중 공모가와 비교해 주가 상승률이 가장 좋았던 종목들의 특징은 다양한 분야에서 1~2위를 다투는 업체들이라는 것이다.

◇사업 분야 1위 기업 주가 두각

공모가와 비교해 주가가 148% 상승했던 한국항공우주사업은 항공기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 3위를 기록한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3대 연예기획사 중에 하나로, 한류(韓流)에 따른 엔터테인먼트주 열풍에 힘입어 123% 가까이 상승하고 있다. 화장품 회사 제닉도 주력사업인 마스크 팩 분야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업종별로 보자면 기계업종 새내기주들이 비교적 성적이 좋았다. 주가 상승률 5위를 기록한 신흥기계 담당자는 "세계의 제조업을 책임지는 중국이 인도네시아와 같은 동남아시아 등지로 생산 기지를 이전하는 현상으로 수요가 증가해 업황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생산기지 이전에 따른 설비 투자 수혜를 입었다는 것이다.

반면 주가가 크게 떨어졌던 기업 중에는 상장 초기에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논란을 빚었던 종목이나 개별 악재를 안고 있는 기업이 많았다.

골프존의 경우 상장 당시부터 회사 가치 대비 공모가(8만5000원)가 높았다는 논란이 있었다. 한 증권사 중·소형주 담당 연구원은 "공모가에서 42% 하락한 수준인 골프존의 현재주가는 공모가를 높게 책정해도 주식시장이 자연스럽게 조정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화학섬유를 생산하는 티케이케미칼의 경우 지난 3분기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급등으로 적자 전환하면서 급락했다.

◇절반으로 줄어든 기업공모 시장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기업공모를 통해 모은 자금은 총 4조4126억원 규모다. 지난해 사상 최고치 10조908억원(96개 기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규모는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이유는 지난해 '초대형 상장 건'으로 꼽혔던 대한생명·삼성생명과 같은 공모주 시장 '대어(大魚)'가 없었기 때문이다. 두 보험사의 공모자금은 합해서 6조원 규모다. 하지만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초대형 상장건을 제외하면 공모주 시장은 오히려 성장했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코스닥시장에는 75개 기업이 상장해 1조3000억원을 끌어모았지만, 올해에는 57개 기업이 상장을 통해 1조5331억원을 조달했다. '알짜배기'기업이 많은 셈이다.

◇한국투자증권 주선 많이 했지만…

올해 기업 공개시장에서는 가장 많은 기업을 상장시킨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상장을 주선한 기업의 상장 후 주가가 가장 좋지 않기도 했다.

26일 기준 전체 상장 기업 중 공모가를 밑도는 수준에서 거래되는 종목은 36개다. 이 중 한국투자증권이 상장 주선을 한 곳이 10곳(무상증자 기업 제외)이다. 공모가를 웃도는 곳은 지에스리테일과 나노 신소재, 신세계인터내셔날, 신흥기계 등 네 곳에 불과하다.

한국투자증권이 공모가를 너무 높게 책정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한국투자증권의 조양훈 상무는 "공모가는 수요예측을 통해 적정하게 선정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 상장 담당 실무자는 "최대주주 등을 제외한 공모주 투자자들은 실제로 이득을 봤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상장시킨 종목들의 상장 당일 종가는 공모가나 시초가와 비교해 성적이 좋았다는 것이다.

한편 대우증권이 상장시킨 8개 기업 중 6개 기업의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웃돌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5개를 상장시켜 5개 모두 현재 플러스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