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Now] 한파·이상 기온에 엽채소값 급등… '시金치'로 부르기도

겨울철 대표 엽채소인 시금치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다. 유통업계에서는 작년 배추값 폭등으로 인한 '금(金)치'에 비유해 '시금(金)치'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26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시금치(특) 4㎏ 1상자의 평균 경락가는 9550원이었다. 작년 같은 기간 6000원 안팎이던 가격이 30% 이상 오른 것이다. 소매점에서 가격 인상 폭은 더 크다. 이마트에서 남해산 시금치 한 단(250~300g)은 228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4.1%나 올랐다.

시금치 가격이 오른 이유는 가을 이상 고온과 잦은 비로 작황이 크게 나빠졌기 때문이다. 요즘 나오는 시금치는 9월 말에서 10월에 파종한 것인데, 한창 자랄 때인 11월에 비가 자주 내리면서 부족한 일조량에 뿌리가 썩어버린 경우가 많았다. 시금치 주요 산지인 남해에선 10~11월 강수량이 357㎜로 작년(61.7㎜)보다 5배 이상 많았다. 이 때문에 노지에 심은 시금치는 상품성이 떨어져 농민들이 밭을 엎어버릴 정도였고, 경남지역 시금치 농가들이 약 25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금치뿐만 아니라 쌈 채소로 인기가 높은 상추와 깻잎 가격도 크게 올랐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26일 적상추(상) 4㎏ 도매가격은 2만4000원으로 한 달 전(1만6350원)보다 46.8%, 1년 전(750원)보다는 무려 220%나 급등했다. 깻잎(상) 2㎏ 도매가격도 2만6800원으로 1만4950원이던 한 달 전보다 79.3% 올랐다.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는 "최근 한파 때문에 생산량이 다소 줄었고, 연말에 회식 자리가 늘면서 쌈 채소 수요가 증가해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