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내수전망(소비증가율), 정부 3.1%… 민간硏 2%대

내년엔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로 우리나라 수출증가율이 올해(전년 대비 19.4% 증가·한국은행 추정치)의 절반 수준(7~8%대)에 그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출과 함께 경제 성장의 양대 축인 내수의 중요성이 그 어느 해보다 크다. 하지만 정부와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비슷한 수치를 제시하면서도 내수에 대해선 크게 엇갈리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7일 정부와 민간 경제연구소들에 따르면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에 대해 정부와 한국은행은 3.7%,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3%대 초중반의 예상치를 내놨다. 반면 내수 전망치에 대해선 정부와 민간기관들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경제정책 사령탑인 기획재정부는 내년 소비증가율이 3.1%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민간 연구기관들은 모두 2%대를 예상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이 각각 2.5%, 2.9%, 2.6%다.

내수 전망과 관련해 시각 차이가 두드러지는 요인은 고용 상황에 대한 예측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12일 발표한 경제 전망을 통해 "고용 회복이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세 완화 등으로 실질구매력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소비 지출 전망이 양호해 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국경제연구원은 "내년 고용 상황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임금 상승세도 둔화되고 있다"며 "정부의 가계 대출 규제와 경제 불확실성 확대가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경제 성장세 둔화로 일자리 창출 폭이 축소되면서 가계의 소비 여력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내년 민간 소비는 올해에 이어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민간 연구소들은 더 나아가 소비 부진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신창목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가계 부채문제가 심화될 경우 소비 부진이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와 민간 연구소 어느 쪽 성장률 예상이 맞을지는 내수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 고용 상황이 어떨지에 달려 있는 셈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에 전체 예산의 60%를 사용해 경제 활력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상황을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수출의 경우 민간 연구소들의 전망이 정부보다 더 낙관적이다. 내년 수출증가율 전망치는 삼성, LG, 한국이 각각 8.5%, 7.8%, 8.1%로 정부 전망치(7.4%)보다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