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TALK] 금융위 "체크카드 대책 화룡점정(畵龍點睛)은 기재부가…"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는 말을 아십니까?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27일 발표한 신용카드시장 개선 대책의 성공 여부를 이 사자성어로 표현했습니다. 금융위가 용을 그렸으니 기획재정부가 눈을 찍어 마무리해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이런 표현이 나온 것은 배경이 있습니다. 이번 카드 대책의 핵심은 현재 91대 9인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사용 비율을 2016년까지 50대 50으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외상 결제의 수단인 신용카드를 억제하는 대신, 자기 예금 한도 내에서만 쓸 수 있는 체크카드를 널리 쓰도록 만들어 가계의 살림살이가 건전해질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금융 당국은 체크카드를 쓸 때 신용카드보다 소득공제를 더 많이 해주는 폭을 더 늘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습니다. 세율(稅率)을 좌우하는 권한은 기재부가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년에 총급여의 25%를 초과하는 이용금액을 카드로 쓸 경우 체크카드의 소득공제율은 30%이고, 신용카드는 20%입니다. 얼핏 보면 체크카드가 유리한 것 같지만, 허점이 있습니다. 최대 공제 한도가 300만원으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가 똑같기 때문에 그 한도를 초과하면 신용카드나 체크카드의 공제액수가 같아집니다. 이 경우 소비자는 부가혜택이 많은 신용카드로 기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금융위에서는 체크카드에 대해서는 이 상한선을 300만원보다 더 높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또 카드로 소득의 25% 이상을 써야만 소득공제를 해준다는 '문턱'도 체크카드에 한해서는 더 낮춰주기를 희망합니다.

그래서 금융위는 기재부가 하루빨리 '점'을 찍어줬으면 합니다. 기재부도 기본 방향이 금융위와 같다고는 하지만, 언제 어떻게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낍니다. 세수(稅收)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왕 카드시장을 수술하기로 했으니, 기재부와 금융위가 손발을 잘 맞춰 멋진 그림을 완성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