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충청의 새 멋 & 맛, 몸으로 느껴보세요"

'가족, 연인, 벗들과 함께 걸으면 심신의 피로가 풀리고 스트레스도 사라진다. 굳이 시간과 돈 들여가며 멀리까지 갈 필요 없다. 자동차로 한 시간이면 아름다운 정취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산과 숲, 호수와 들이 어우러진 대청호 둘레길로 가보자….'

충청권 주민들의 상수원이면서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대청호 주변의 둘레길을 아기자기하게 정리한 안내책자가 나왔다. 청주지역 등산모임 '레저토피아 탐사단'(단장 김웅식·47)은 대청호와 인접한 충북 청원·옥천·보은군과 대전 동구 지역의 산과 들을 잇는 16개 구간의 대청호 둘레길을 소개한 책자 '산길따라 물길 따라 대청호 둘레길'을 펴냈다.

125쪽 분량의 이 책자는 레저토피아 탐사단이 7년 동안 대청호 주변을 샅샅이 찾아다니면서 보고 듣고 느낀 수많은 사연들을 담고 있다. 각 구간의 둘레길을 독자가 실제로 찾아가는 것처럼 소개하면서 그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재, 주민들의 사연, 바람직한 트레킹 방법 등을 설명한다.

예를 들어 1구간의 경우 대청댐전망대~현암사~구룡산 삿갓봉~문의대교~청원청소년수련원~문의면사무소~덕은이마을~문의영화마을을 잇는 각 지점 간 거리와 소요시간, 오지숲길, 대중교통편, 숙소, 음식점 등을 소개하고 있다. 둘레길은 많은 사업비를 투자해야 하는 인위적인 선을 배제하고 과거부터 현재까지 사람들이 이용해온 길로 선정했다. 각 구간별 말미에는 상세한 지도를 실었다. 안내지도는 둘레길을 찾는 사람들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탐사단이 선정한 구간은 실선으로 표시하고, 기타 접근가능한 구간은 점선으로 표시했다. 점선으로 표시된 길들은 아직 제대로 개발되지 않은 코스이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와 동행해야 한다. 막지봉, 탑산, 이슬봉 등 둘레길에 포함된 등산 구간도 곁들여 놓았다.

탐사단원들은 2005년부터 100차례 이상 대청호 주변에서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탐사활동을 벌인 끝에 둘레길을 개척했다. 탐사단은 맏형 신현섭(77) 대원을 비롯해 40~70대 남녀 회원 20여명으로 이뤄져 있다. 에베레스트산 등을 등반한 김 단장과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 등정에 성공한 유정희(60·여) 등반대장 등이 둘레길 개척에 앞장섰다.

둘레길은 대청호 주변을 중심으로 마을길과 옛길을 활용해 주변 마을과 명승지, 문화재, 자연생태공원 등을 연결해놓았다. 주변에는 양성산, 작두산, 호점산, 덕곡산, 수북산, 구룡산, 금적산 등 등산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산 20여개가 아기자기하게 자리 잡고 있어 운치를 더해준다.

대청호 둘레길의 총연장은 192.9㎞에 달한다. 거리가 가장 긴 것은 4구간(염티재~은운리경로당·17.5㎞), 가장 짧은 것은 14구간(바깥아감~추동 시설공단주차장·7.4㎞)이며 탐사 소요시간도 2시간 20분부터 5시간 50분까지 다양하다. 몇몇 구간에는 해당 자치단체들이 이정표와 편의시설을 설치해놓았다. 대청호 둘레길이 등산객과 트레킹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1980년 대청댐 건설 이후 주변 지역이 각종 개발규제를 받으면서 자연환경이 많이 훼손되지 않은 채 양호하게 보존돼 있기 때문이다.

김웅식 탐사단장은 "대청호 둘레길은 찾아가면 찾아갈수록 새로운 멋과 맛을 안겨주는 충청권의 보배"라며 "잠시 짬을 내면 우리 내면에 잠자고 있는 순수와 창조, 생명력에 대한 그리움이 강렬하게 솟구칠 것"이라고 말했다. (043)250-8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