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질임금 감소, 사상 세번째(1993년 통계 집계 이후)로 컸다

올 한 해 우리나라 근로자의 실질임금이 작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폭도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3년 이후 셋째로 컸다. 명목상의 임금 상승률보다 물가 상승폭이 더 커 실질적인 구매력이 줄었기 때문이다.

28일 한국은행·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271만8000원으로 작년(281만6200원)보다 3.5% 줄었다. 실질임금은 명목임금을 물가지수로 나눠 실질적인 구매력을 보여주는 임금 지표이다.

올 들어 9월까지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월평균 명목임금 상승률은 작년대비 0.1%로 지난해 월평균 명목임금 상승률(6.8%)을 크게 밑돌았다. 임금 중 기본급 인상률(4.5%)은 작년과 같았으나, 기업실적 부진으로 성과급 지급이 극히 부진했기 때문이다. 작년 성과급은 전년보다 12.3% 늘었지만 올해 성과급은 작년보다 20% 줄었다. 여기에 물가 상승이 겹쳤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9월까지 평균 4.0%에 달해 물가상승에 따른 구매력 저하 효과를 반영한 실질임금 상승률은 마이너스(-3.5%)를 기록했다.

올해 실질임금 감소폭은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9.3%),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8.5%)에 이어 셋째로 컸다. 한은은 4분기에도 이 같은 실질임금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