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첫마을 기반시설 갖추자 프리미엄까지 붙어

지난 26일 첫마을에 입주한 강희필(40)씨는 "인근에 녹지가 많아 아이들을 키우면서 쾌적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세종시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도록 유도하기 위해 첫마을 아파트를 분양할 때 분양가를 3.3㎡당 600만~700만원대로 인근 지역보다 100만~200만원 낮게 잡았다. 입지가 좋고 생각보다 시설이 잘 갖춰졌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지금은 아파트 한 채당 평균 3000만~4000만원씩 웃돈(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금강을 볼 수 있는 일부 아파트는 분양가보다 8000만원가량 오른 곳도 있다.

 

28일 오후 충남 연기군 일대에 국내 첫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조성 중인 세종시. 이틀 전부터 공식 입주가 시작된 첫마을 1단계 지역의 '퍼스트프라임' 아파트는 하루 종일 들뜬 분위기였다. 2004년 말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취지로 개발을 시작한 지 약 7년 만에 주민 입주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추운 날씨에도 이삿짐을 실은 트럭이 단지 안으로 줄지어 들어왔고 관리사무소에는 하루 종일 아파트 열쇠를 받으러 오거나 입주 절차를 묻는 주민들이 몰렸다. 이날까지 100여 가구가 입주를 마친 첫마을은 내년까지 1·2단계로 나눠 6500여 가구가 순차적으로 입주하면서 '사람 사는 도시'로 탈바꿈한다.

◇공사장에서 사람 사는 도시로

첫마을은 '황량한 벌판에 홀로 선 유령도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달리 기초적인 시설을 대부분 갖춘 상태에서 주민을 맞이하고 있었다.

상·하수도나 가스, 전기 등 기본적인 설비는 물론 단지 내 경찰서 지구대·우체국·119센터·보건소 등이 26일부터 일제히 운영을 시작했다. 대전과 조치원을 잇는 버스 노선도 운행에 들어갔다. 단지 내 보육시설 3곳도 운영을 곧 시작하며, 내년 3월 초·중·고교도 1곳씩 개교할 예정이다.

첫마을 아파트는 금강과 접하고 있는 데다 녹지율을 50%까지 끌어올려 주민들의 만족감이 높았다. 단지 내에도 곳곳에 중앙공원을 비롯해 나무와 수풀이 깔끔하게 조성돼 있다. 헬스장, 골프연습장 등이 포함된 단지 내 주민공동시설 등 곳곳에 있는 문화시설도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사용할 수 있을 예정이다.

◇주변이 공사장, 개선사항도 많아

첫마을 단지 안은 대체로 잘 정비가 돼 있지만 바깥에는 아직 공사 중인 허허벌판인 곳이 많다. 세종시의 전체 공정률은 현재 약 34% 정도. 지난해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논란이 일면서 전체적으로 공사 진행이 다소 늦어졌다. 다만 내년 9월에 이전하는 총리실은 공사 공정률이 85%, 11월부터 이전할 예정인 기획재정부·공정거래위원회·국토해양부 등이 들어서는 정부청사는 공정률이 36% 정도다.

첫마을 아파트 단지 주변은 아직 도로가 정리가 덜 됐다. 대전 쪽으로 연결되는 금강2교와 내부 순환도로 일부가 개통됐지만, 대전 유성구와 첫마을을 잇는 국도 등은 내년 상반기에나 확장 공사가 마무리된다.

유동인구가 적어 수지를 맞추기 어렵다고 본 상가 주인들이 입점을 망설이면서 편의시설도 부족하다. 1단계 아파트의 경우 단지 내 상가에 은행과 공인중개사무소, 소형 마트 1곳을 제외하면 병원·약국·세탁소 등 다른 편의시설이 없다. 교육 환경을 걱정하는 학부모도 많다. 주민 박모(38)씨는 "학교 외에는 사교육 시설이 없어 서울·수도권에서 자녀를 데리고 이사하는 공무원들은 이사를 꺼리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세종시가 사람이 사는 도시가 된 것은 행정중심복합도시로서 본격적으로 출범하는 신호탄"이라며 "부족한 점이 많고 아직 규모도 작지만 곧 정상적인 도시 모습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