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3명 중 1명 암 걸려… 男-위암, 女-갑상선암 최다

우리 국민이 평균수명(81세) 정도를 살면서 암에 걸릴 확률은 36.2%인 것으로 조사됐다. 81세까지 사는 사람 3명 가운데 1명꼴로 암에 걸리는 셈이다.

암 발생은 해마다 늘어나고 암 치료술도 발달해 국내 암 환자(유병자) 수는 80만8503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 60명 중 1명이 암과 싸우며 살아가는 '암 동거(同居)시대'가 된 것이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층은 17명 중 한 명이 암 진단을 받은 적이 있었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가 29일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09년 한 해 동안 새로 발병한 암 환자는 19만2561명(남자 9만9224명, 여자 9만3337명)으로 2008년보다 6.7%, 10년 전인 1999년보다 90.6% 발병자가 늘어났다.

평균수명까지 생존할 때 암에 걸릴 확률의 경우 남성(평균수명 77세)이 5명 가운데 2명(37.9%), 여성(평균수명 84세)이 3명 가운데 1명꼴(32.7%)인 것으로 나타나 남성의 발병확률이 훨씬 높았다. 이 통계는 올해 처음 산출했다. 남자의 경우 위암(9.1%), 여성의 경우는 갑상선암(7.9%)의 발병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2009년 암 발생빈도는 남자의 경우 위암·대장암·폐암·간암·전립선암 등 기존 5대암 순위가 그대로 유지됐고, 여자는 갑상선암·유방암·대장암·위암·폐암 순으로 많이 발생해 처음으로 대장암이 위암을 앞질렀다.

암 발생 연도별 추이를 보면 1999년 이후 2009년까지 전체 암 발병 건수는 연평균 3.4% 정도 늘어났고, 남자(1.6%)보다 여자(5.5%)의 증가율이 더 높았다. 이 기간 남성은 갑상선암(연평균 25.6%), 전립선암(13.2%), 대장암(6.7%) 등의 증가세가 컸고, 여성의 경우 갑상선암(25.4%), 유방암(6.3%), 대장암(5.1%) 등이 계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간암(-1.5%), 자궁경부암(-4.4%)은 줄어드는 추세였다.

암센터는 "갑상선암의 발견이 늘어난 것은 초음파를 통한 조기 진단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며, 대장암 증가는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고 섬유질 섭취는 많이 하지 않는 서구식 식습관 확산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암 치료 의술도 비약적으로 발달해 2005~2009년 사이 암을 확인한 환자의 5년 생존율은 62%로, 대부분의 암 치료율에서 미국·캐나다·일본 등 선진국을 앞섰다. 특히 여성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이미 70%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암 유병자에 대한 국가 차원의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진수 국립암센터 원장은 "5년 이상 생존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암 치료뿐 아니라 암 환자의 삶의 질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며 "예를 들어 위암 수술을 받는 환자는 영양관리와 재활이 반드시 필요하고, 유방과 함께 임파선을 절제한 환자는 팔의 부종으로 생활에 큰 불편을 겪는데 이런 환자를 돌볼 사회적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