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2 신년특집] 삼성전자·현대차 등 잠재력 큰 '여의주 종목' 노려라

2012년 주식시장은 주가 양극화 현상이 보다 심화될 전망이다.

유럽 재정위기 확산, 중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 등 그 어느 때보다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 확실한 호재가 있는 주식만 주목을 받는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그렇다면 수익 증가 등 뚜렷한 호재를 품고 있는 종목은 무엇일까. 20개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 애널리스트, 베테랑 PB(프라이빗뱅커·자산관리전문가) 등 주식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올해 유망 주식을 뽑아달라고 요청했다.

◇삼성전자·현대차·하이닉스·호남석유·호텔신라

전문가들로부터 유망 종목 복수추천을 받은 결과, 삼성전자가 14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009년과 2010년 본지 설문에서도 각각 9표, 17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었다.

삼성전자는 작년 초만 해도 비관론에 짓눌려 있었다. 스마트폰 시장에 애플보다 한 발 늦게 뛰어들어 특허 소송에 휘말렸고, 작년 8월 폭락장 때 주가가 68만원대로 주저앉으면서 "이러다 망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나고 삼성전자의 강점이 부각되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스마트폰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아몰레드(AMOLED) 등 전 사업부문에서 실적이 계속 좋아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속속 나온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년 4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영업이익 5조원·추정치)을 달성했고, 올해엔 사상 최대 연간 실적(영업이익 21조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가가 105만원대까지 오른 점이 다소 부담스럽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D램 가격 부진 현상이 계속되면 주가 상승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2위 추천종목은 지난해 최고의 주도주로 떠오른 현대차. 총 5표를 얻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자동차 전문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 뉴싼타페, 유럽에서 뉴i30가 새로 출시되면 신차 효과가 나타나 2012년 순이익이 전년대비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이닉스와 호남석유, 호텔신라는 각각 3표를 얻었다. 최근 SK텔레콤에 인수된 하이닉스는 자본금 확충으로 인한 성장 기대감이 높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격경쟁력이 뛰어나 반도체 업황이 호전되면 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석유와 호텔신라는 중국의 내수 진작 정책에 따른 수혜주로 꼽혔다. 황인일 미래에셋증권 WM인터컨티넨탈 센터장은 "화학제품 주원료인 에틸렌의 중국 재고 분량이 많지 않아 내수가 활성화되면 선두기업인 호남석유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호텔신라에 대해 "작년 하반기에 시작한 인천공항 루이비통 매장, 김포공항 면세점 사업 효과가 올해 나타나 주당순이익(EPS)이 작년의 2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의 반격도 기대돼

LG전자, LG디스플레이, 기아차, 삼성전기, 삼성물산, CJ오쇼핑, 엔씨소프트는 각각 2표를 얻었다.

특히 지난해 성장동력이 없다는 비관론에 휩싸여 주가가 35% 이상 하락했던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올해는 영업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예상이다. 양희룡 현대증권 이촌지점장은 "LG전자는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스마트폰 연구개발에 투자할 예정이고, 4세대 이동통신인 LTE 스마트폰의 성장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김주형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LG디스플레이는 2012년 올림픽과 2014년 월드컵을 앞두고 TV 교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가가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아차는 신차 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가 나날이 올라가고 있어 해외 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모바일기기 부품을 생산하는 삼성전기는 스마트폰 성장과 함께 매출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적이 부진했던 삼성LED 지분을 매각해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해외 건설사업 수주 영역이 다양화되면서 성장세가 돋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CJ오쇼핑은 중국에 진출한 홈쇼핑 선두 기업으로 중국의 내수 진작에 따른 대표적 수혜주로 꼽힌다. 엔씨소프트도 "'블레이드앤소울' 등 새 게임 출시로 해외 시장에서 영향력이 확대될 것"(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이란 이유로 유망종목에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