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이맘때를 되돌아보면, 유럽 위기가 이렇게 악화되고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줄줄이 신용등급을 강등당할 거라고 예상한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진 올해에는 또 어떤 암초가 불쑥 나타나 세계 경제를 뒤흔들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올해 재테크 시장을 뒤흔들 만한 3대 변수로 유럽의 부채위기, G2(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 속도, 그리고 각국의 대선을 꼽고 있다.
유럽과 관련해서는 상반기에 몰려 있는 국채 만기 도래 상황을 눈여겨보라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2월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국채 재발행 성공 여부가 유럽 재정위기 확산 여부를 가름하는 고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씨티은행 이강봉 팀장은 "유럽 재정위기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 등 신흥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하려는 움직임과 안전자산 회귀 현상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은 지난 4분기에 나타난 경기 회복세가 단발성에 그칠지, 아니면 올해에도 이어질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미국 경기가 다시 부진에 빠진다면 그 자체로는 큰 악재지만, 3차 양적 완화로 이어질 경우 1·2차 양적 완화 때처럼 일시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SC제일은행 박종화 부장은 "미국이 지난 4분기에 3차 양적 완화를 시행하려다 경제 지표가 양호해 잠시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 상반기 중 양적 완화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는 올해 경착륙 위기에서 벗어나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8%대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물가 압박은 줄고 부동산 시장 붕괴 위험은 높아지면서, 경제정책의 초점이 물가관리에서 성장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올해는 세계적으로 정치 리스크가 큰 해이다. 3월 러시아 대선부터 시작해 프랑스 대선(4월), 독일 총선(9월), 중국 지도부 교체(10월), 미국 대선(11월), 한국 대선(12월)으로 줄줄이 이어지는 정치 이벤트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눈여겨봐야 한다.
"선거를 앞두고 각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쓸 가능성이 있다"(씨티은행 오인아 팀장)는 의견이 있는 반면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이 과감한 경제정책을 선택하기 어렵다. 유럽 재정위기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독일도 총선 전까진 해결사로 나서기 어려울 것"(신한은행 서울PB강남센터 이기순 팀장)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밖에 김정일의 사망과 이란 핵개발로 인한 '북한·중동 리스크'가 올해 아시아와 세계 경제를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는 전문가도 다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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