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株 힘찬 출발… "올해 주도주 될 것"

2012년은 IT주의 해가 될 수 있을까.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코스피지수가 0.03% 간신히 상승마감한 가운데, 전기전자업종은 2.3% 급등세를 기록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주식인 삼성전자가 2% 상승했고, 하이닉스는 6.8%, 삼성SDI와 LG이노텍은 3% 넘게 급등했다. 이 외에도 LG전자·삼성전기는 2% 넘게 올랐다.

이날 IT주 상승세를 이끌어 낸 것은 기관 매수세였다. 기관은 전기전자업종을 2643억원 순매수했다.

2010년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주)에 주도주 자리를 뺏긴 IT주는 2011년에도 IT 제품수요가 가장 많은 미국의 경기 부진 때문에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연말부터 이어진 미국의 경제지표 훈풍과 업황개선 기대감에 IT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회복되고 있다.

◇유럽위기 속 美에 기대… IT에 주목

"유럽재정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기댈 곳은 미국의 경기 회복입니다. 최근 미국의 소비지표가 좋게 나오면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IT 업종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유럽재정위기 속에서 IT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실적 추정치를 살펴봐도 IT업종의 실적은 작년보다 올해가 더 희망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12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8.2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이닉스와 LG전자의 경우 전년대비 200% 넘는 영업이익 증가가 기대되고 있으며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의 경우 영업이익이 흑자전환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조선비즈가 17개 증권사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17개사 중 14개사가 2012년에 IT(전기전자) 업종을 추천업종으로 꼽았다.

◇업황개선 기대… 경쟁자들 어려워져

2011년 D램가격과 LCD가격이 하락하는 바람에 반도체 업체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최근 D램가격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으며 LCD가격도 안정되고 있다. 이가근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는 새로운 악재를 더 이상 찾기 힘들 만큼 모든 악재를 주가에 반영했다"며 "연초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세계 3위 D램 반도체 업체인 엘피다는 올해 상반기에 2조60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상환해야 하는데, 현재 엘피다가 보유한 예상 현금은 1조원 규모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래도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 국내 업체들의 반사이익이 전망되고 있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D램가격이 좋아지는 것은 수요가 개선됐다기보다는 1월 중국의 춘절을 대비한 부품확보, 해외 반도체업체들의 영업이익률 개선을 위한 감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업황이 현재보다 안 좋아진다면 대만 반도체 업체들의 경우 매우 어려워지는데, 이들이 어려우면 국내업체들에는 기회"라고 말했다.

◇IT에도 연초효과 기대

연초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새해 기업들이 신기술 발표를 앞두고 있고 매년 1월에는 다양한 신제품이 소개되는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인 'CES'도 열린다. 여기에 올해는 런던올림픽도 앞두고 있어 전문가들은 HD TV를 비롯한 전자제품에 매출 증가를 점치고 있다. KB자산운용 박찬우 팀장은 "반도체가격 인상과 함께, 1월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행사에서 LG전자가 OLED TV 양산을 발표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IT업종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