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공감편지] 서울시, 연령·性별 취업특화교육 참여한 시민 40%가 일자리 찾아

대부분의 지하철 행상들은 고용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30대 이상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들 지하철 행상 등 고령자를 위한 일자리 정보와 취업 노하우를 제공하고 있다. 전국의 고용센터를 방문하면 심층적인 직업심리 검사를 통해 개인별 취업 계획을 수립하고, 직업훈련을 받거나 관심 있는 기업의 현장 연수 등을 받을 수 있다. 고용센터를 방문해 취업 계획만 세워도 5만원의 실비를 지원받고, 직업훈련에 참여하면 월 최대 20만원의 생계유지 수당 등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서울고용센터는 30대 이상 취업자들에게 취업 교육을 알선해 주는 '내일배움카드제도'를 시행 중이다. 이 제도는 자신의 적성을 고려해 직업훈련을 시키고 재취업·창업 등을 알선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저소득층이나 기초생활수급자에게는 디딤돌 일자리나 취업지원 패키지를 운영해 직업훈련부터 취업알선까지 전액 무료로 지원한다.

지하철 행상을 하다가 그만두고 정식 일자리를 갖게 된 사람들은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20대에 창업했다가 실패하고 빚을 갚기 위해 8년간 지하철 행상을 했던 백영진(35)씨는 "지하철 행상들은 쉽게 돈을 벌지만 도박이나 유흥비 등으로 쉽게 돈을 탕진한다"며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는 본인의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씨는 "합법적인 일로 돈을 벌자"고 생각을 고쳐 먹었다. 지난 9월부터 한 화장품 회사의 판매원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노숙을 하면서 지하철 행상일로 생계를 꾸리다가 서울시의 인문학 강좌를 수강하고 책까지 내면서 재활에 성공한 안승갑(53)씨도 "지하철 승객들의 무시와 냉대를 받으면서 물건을 파는 것보다는 나도 떳떳하게 일을 하자는 생각을 하면 지하를 벗어나서 지상으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경우 연령·성별로 '취업 특화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여기 참여한 시민 1412명 중 40％가량인 559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또 50~60대의 경우에도 시에서 고령자 채용 기업에 인건비를 보조해 지속 가능한 고령 일자리를 창출하는 시니어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으로 일자리를 찾은 50대의 평균 임금은 160만원대로 조사됐고 주 40시간을 근무한 60대의 평균 임금도 1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5만원가량 버는 지하철 행상과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서울고용센터 취업지원과 박신옥 팀장은 "수입은 좀 적더라도 합법적이고 안정적으로 돈을 버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지하철 행상들이 갖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무엇보다도 본인들이 불법적인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겠다는 의지가 선행돼야 이들이 양지로 올라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