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세포로 만든 맞춤형 장기 찍어내는 시대 온다"
입력 : 2012.01.05 03:00
[2030 인류의 삶 미리보기] <3> 오가노보社 가보르 포가치 최고 과학자 인터뷰
환자 몸에서 세포 추출해 배양, 이식 때 면역 거부 반응 방지
기능은 같지만 모양 간단한 '심플 심장' 등 곧 만들어질 것
―장기를 만들어내기 위한 재료인 세포는 어디서 구하나. 모두 몸에서 뽑아다 쓴다면 인체에 부담이 될 텐데.
"자신의 몸에서 뽑아낸 세포를 사용해야만 복잡한 장기를 만들어 안전하게 이식할 수 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의 종류는 약 240종으로, 각각의 장기는 이들 세포 중 몇 개를 가져다 쓴다. 예를 들어 혈관은 내막·중막·외막으로 이뤄지며 각각의 부위를 구성하는 세포 종류는 모두 다르다. 장기에 필요한 다양한 세포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체의 어떤 세포로도 분화할 가능성을 지닌 성체줄기세포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줄기세포를 추출한 다음 이 세포를 원하는 장기에 필요한 종류의 세포로 길러낸 다음 장기 제작에 사용한다."
―많은 바이오 연구소들이 이식용 혈관을 바이오프린트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이는 혈관이 만들기 쉬워서인가.
"제작이 비교적 간단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혈관이 보다 복잡한 장기를 만들 때 필요한 필수적 보조 도구이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는 구석구석까지 혈관이 퍼져 있으며 그 어떤 세포도 혈관에서 0.2㎜ 이상 떨어져 있지 않다. 세포가 제 기능을 하도록 유지하는 데 혈관과 피가 꼭 필요하다는 뜻이다. 몸 밖에서 장기를 만들어내 배양하는 시설은 인체의 혈관 구조를 본떠 혈액과 비슷한 액체를 흐르게 하는 인공 혈관 순환계(循環系)를 밑바탕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순환계는 동물의 배아가 분화할 때 가장 먼저 형성되는 기관계이기도 하다."
"자신의 몸에서 뽑아낸 세포를 사용해야만 복잡한 장기를 만들어 안전하게 이식할 수 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의 종류는 약 240종으로, 각각의 장기는 이들 세포 중 몇 개를 가져다 쓴다. 예를 들어 혈관은 내막·중막·외막으로 이뤄지며 각각의 부위를 구성하는 세포 종류는 모두 다르다. 장기에 필요한 다양한 세포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체의 어떤 세포로도 분화할 가능성을 지닌 성체줄기세포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줄기세포를 추출한 다음 이 세포를 원하는 장기에 필요한 종류의 세포로 길러낸 다음 장기 제작에 사용한다."
―많은 바이오 연구소들이 이식용 혈관을 바이오프린트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이는 혈관이 만들기 쉬워서인가.
"제작이 비교적 간단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혈관이 보다 복잡한 장기를 만들 때 필요한 필수적 보조 도구이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는 구석구석까지 혈관이 퍼져 있으며 그 어떤 세포도 혈관에서 0.2㎜ 이상 떨어져 있지 않다. 세포가 제 기능을 하도록 유지하는 데 혈관과 피가 꼭 필요하다는 뜻이다. 몸 밖에서 장기를 만들어내 배양하는 시설은 인체의 혈관 구조를 본떠 혈액과 비슷한 액체를 흐르게 하는 인공 혈관 순환계(循環系)를 밑바탕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순환계는 동물의 배아가 분화할 때 가장 먼저 형성되는 기관계이기도 하다."
만성 신부전증으로 고생해온 A씨가 미국 뉴욕에 있는 장기 제작 전문점을 찾는다. "이식용 신장을 하나 주문하고 싶은데요." 전문 기술자가 골수에서 성체줄기세포를 뽑고 건강 검진을 한 후 말한다. "열흘 후에 병원으로 새 신장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비용은 건강보험 처리하시면 됩니다."
세계적인 미래 연구 모임 '세계미래학회'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12년 미래 전망'에서 특수 설계된 장기 제작기가 맞춤형 양복을 생산하듯, 환자에게 꼭 맞는 장기를 만들어낼 날이 머지않았다고 전망했다. 장기를 찍어낸다는 의미에서 '바이오 프린팅'이라고 흔히 불리는 이 기술이 완성되면 장기 기증을 받기 위해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고, 다른 사람의 장기 이식으로부터 유발되는 면역거부반응도 방지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시사지 타임의 '올해의 해결사 기업' 상을 받은 바이오 기업 오가노보(Organovo)는 사무실 책상에 올릴 수 있는 라면 상자 크기만한 크기의 바이오프린터로 혈관을 생산하는 데 성공하고 동물실험을 마친 상태다. 이 회사 가보르 포가치 최고 과학자(Chief Scien tific Officer)를 캘리포니아주(州) 샌디에이고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미 인공 관절·피부·혈관 등이 만들어져 쓰이고 있지 않나. 바이오프린터를 이용한 맞춤형 장기 제작은 무엇이 다른가.
"이전의 간단한 인공조직들은 생체 조직이 아니라, 실리콘 같은 인공 물질을 사용해 제작됐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바이오프린터의 목표는 환자의 몸에서 추출한 세포를 사용해 관절·피부·혈관 등보다 복잡한 장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세포'라는 재료로 심장·신장·간같이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기관을 만들어내려고 한다."
―이 기술이 완성되면 장기 기증이 필요 없는 시대가 오나.
"자신의 몸에서 뽑아낸 세포로 만든 장기를 이식할 수 있는데 굳이 면역거부반응 위험이 있는 남의 장기를 이식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단 장기제작기가 만들어낸 장기의 가격이 초기에는 천문학적으로 비쌀 가능성이 커서 모든 사람이 이 방식을 바로 사용하지는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장기가 대량생산될 만한 시스템이 구축되면 가격은 빠르게 내려갈 것이다."
세계적인 미래 연구 모임 '세계미래학회'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12년 미래 전망'에서 특수 설계된 장기 제작기가 맞춤형 양복을 생산하듯, 환자에게 꼭 맞는 장기를 만들어낼 날이 머지않았다고 전망했다. 장기를 찍어낸다는 의미에서 '바이오 프린팅'이라고 흔히 불리는 이 기술이 완성되면 장기 기증을 받기 위해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고, 다른 사람의 장기 이식으로부터 유발되는 면역거부반응도 방지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시사지 타임의 '올해의 해결사 기업' 상을 받은 바이오 기업 오가노보(Organovo)는 사무실 책상에 올릴 수 있는 라면 상자 크기만한 크기의 바이오프린터로 혈관을 생산하는 데 성공하고 동물실험을 마친 상태다. 이 회사 가보르 포가치 최고 과학자(Chief Scien tific Officer)를 캘리포니아주(州) 샌디에이고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미 인공 관절·피부·혈관 등이 만들어져 쓰이고 있지 않나. 바이오프린터를 이용한 맞춤형 장기 제작은 무엇이 다른가.
"이전의 간단한 인공조직들은 생체 조직이 아니라, 실리콘 같은 인공 물질을 사용해 제작됐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바이오프린터의 목표는 환자의 몸에서 추출한 세포를 사용해 관절·피부·혈관 등보다 복잡한 장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세포'라는 재료로 심장·신장·간같이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기관을 만들어내려고 한다."
―이 기술이 완성되면 장기 기증이 필요 없는 시대가 오나.
"자신의 몸에서 뽑아낸 세포로 만든 장기를 이식할 수 있는데 굳이 면역거부반응 위험이 있는 남의 장기를 이식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단 장기제작기가 만들어낸 장기의 가격이 초기에는 천문학적으로 비쌀 가능성이 커서 모든 사람이 이 방식을 바로 사용하지는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장기가 대량생산될 만한 시스템이 구축되면 가격은 빠르게 내려갈 것이다."
―혈관은 어렵지 않을지 모르지만, 심장같이 복잡한 장기를 기계가 찍어내는 시대는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
"현재 인간의 심장과 완전히 똑같이 생긴 복잡한 장기를 만들려면? 글쎄… 100년 안에는 불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인간의 심장이 꼭 지금의 모양을 할 필요가 있을까. 현재의 심장은 수백만년에 걸친 진화 과정의 정점에 있는 가장 복잡한 모양을 갖추고 있다. 이보다 모양과 조직은 간단하지만 기능은 똑같은 '심플 심장'이 먼저 만들어지리라고 나는 전망한다."
―바이오 프린팅 기술이 발전하면 결국 맞춤형 인간까지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배아를 활용한 여러 동물의 복제가 성공한 지금, 이론적으로는 인간 복제도 가능하다고 과학자들은 본다. 다만 인간 복제를 허용하는 나라가 없을 뿐이다. 나는 인간이 보다 건강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연구를 진행하는 과학자일 뿐이며, 인조인간 등과 관련한 윤리적 문제는 사회가 합의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인간의 심장과 완전히 똑같이 생긴 복잡한 장기를 만들려면? 글쎄… 100년 안에는 불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인간의 심장이 꼭 지금의 모양을 할 필요가 있을까. 현재의 심장은 수백만년에 걸친 진화 과정의 정점에 있는 가장 복잡한 모양을 갖추고 있다. 이보다 모양과 조직은 간단하지만 기능은 똑같은 '심플 심장'이 먼저 만들어지리라고 나는 전망한다."
―바이오 프린팅 기술이 발전하면 결국 맞춤형 인간까지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배아를 활용한 여러 동물의 복제가 성공한 지금, 이론적으로는 인간 복제도 가능하다고 과학자들은 본다. 다만 인간 복제를 허용하는 나라가 없을 뿐이다. 나는 인간이 보다 건강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연구를 진행하는 과학자일 뿐이며, 인조인간 등과 관련한 윤리적 문제는 사회가 합의할 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