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노보 연구팀은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장기제작 시스템을 '바이오프린터'라고 부른다. 세포를 잉크로 삼아 신체 조직을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오가노보 키스 머피 CEO는 "세포를 원하는 모양으로 배열하는 '프린팅'은 전체 과정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라며 "인간의 몸에서 추출한 세포를 특정 장기에 사용하기 적합한 종류의 '잉크'로 만들어내는 사전 과정이 더 힘들다"고 말했다.
인간의 몸을 이루는 장기는 각각 다른 종류의 세포들로 구성돼 있다. 바이오 프린팅을 연구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면역거부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자에게서 추출한 성체줄기세포를 사용한다. 줄기세포는 이론적으로 어떤 종류의 세포로도 분화할 수 있다. 줄기세포를 특수 제작한 화학물질에서 원하는 세포로 배양해 수를 불려 바이오프린터에 쓰일 '잉크'를 만든다. 장기 자체에서 이미 분화한 세포를 떼 이를 배양한 다음 사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 이들 세포를 몸 밖으로 빼내 배양할 경우, 몸 안과는 다른 모습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머피 CEO는 전했다.
적합한 세포가 준비되면 이를 적당한 배합으로 칵테일처럼 섞은 다음 바이오프린터에 주입한다. 전용 소프트웨어로 원하는 장기의 모양을 프로그래밍한 다음 프린팅을 시작한다. 장기의 모양이 갖춰졌다고 해서 이를 바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칵테일처럼 섞인 세포들을 가장 적합한 자리에 가도록 재배열해야 한다.
여기서부터는 세포 안에 내재해 있는 '유전자적 본능'이 작동한다. 인간 몸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주면 섞여 있는 세포들이 각자의 자리를 점차 찾아가 장기가 완성된다. 인공 혈관을 예로 들면 핏줄같이 둥근 관을 만드는 것이 1단계, 관 안으로 피와 유사한 액체를 흘려보내 세포들이 알아서 제자리를 찾아가도록 하는 것이 2단계다. 오가노보 섀런 프레스낼 부사장은 "인공적으로 만든 혈관의 조직 세포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인간의 몸과 다를 바 없었지만, 세포외기질(細胞外基質) 등은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장기가 인체에 이식된 후 이 같은 작은 차이가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아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