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중산층이 내수 견인… 수출·투자까지 호황 누리는 '삼바 경제'
입력 : 2012.01.06 03:04
[위기 이후 생존법] <5> 브라질
빈곤층에 현금 주고 전기 무료공급
중산층 10년새 3100만명 늘어… 민간 소비지출 비중 61%
印·러 능가
원자재 값 급등… 작년 수출 26% 증가
성장 가능성 보고 외국인 직접투자 급증, 실업률 6%대… 젊은이들 취직 걱정 안해
상파울루 시내 한복판에 있는 모름비 쇼핑몰. TV 매장을 찾은 뉴튼 카를로스(53)씨가 3D TV용 안경을 썼다 벗었다 하며 여러 제품을 비교해보고 있었다. 그는 "52인치짜리 3D TV를 고르고 있는데 가격이 좀 비싸도 성능 좋은 걸 찾고 있다"고 말했다. 매장 주인인 세베리노 비에라(38)씨는 "작년보다 매출이 15% 정도 늘었다"며 "신제품을 들여놓기가 무섭게 팔린다"고 말했다.
시내 어느 상점을 가도 브라질 사람들은 지갑을 선뜻 열어젖히고 있었다. 글로벌 경제 위기의 그늘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브라질은 미국발 금융 위기 여파로 2009년 경제성장률이 뒷걸음질(-0.7%)치며 우리나라(0.3%)보다 충격을 크게 받았지만 이듬해엔 7.5% 성장하며 우리나라(6.2%)보다 빨리 회복했다. 2010년엔 국내총생산(GDP)이 2조달러를 넘어 세계 7대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고, 1인당 GDP가 1만달러를 돌파했다.
브라질이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수출과 소비, 투자의 3박자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2009년에 20% 이상씩 감소한 수출은 이후 2년간 20% 이상 증가했고, 중산층이 빠르게 늘면서 내수도 성장하고 있다. 브라질의 미래를 보고 찾아오는 외국인 투자도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시내 어느 상점을 가도 브라질 사람들은 지갑을 선뜻 열어젖히고 있었다. 글로벌 경제 위기의 그늘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브라질은 미국발 금융 위기 여파로 2009년 경제성장률이 뒷걸음질(-0.7%)치며 우리나라(0.3%)보다 충격을 크게 받았지만 이듬해엔 7.5% 성장하며 우리나라(6.2%)보다 빨리 회복했다. 2010년엔 국내총생산(GDP)이 2조달러를 넘어 세계 7대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고, 1인당 GDP가 1만달러를 돌파했다.
브라질이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수출과 소비, 투자의 3박자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2009년에 20% 이상씩 감소한 수출은 이후 2년간 20% 이상 증가했고, 중산층이 빠르게 늘면서 내수도 성장하고 있다. 브라질의 미래를 보고 찾아오는 외국인 투자도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중산층 10년 새 3100만명 늘어나 내수 호황
카르도수 전(前) 대통령이 물가를 잡고 재정을 탄탄히 했다면, 룰라 전 대통령은 그 기반 위에서 성장과 분배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극빈층을 중산층으로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였다"고 말했다. 극빈층에 매달 85헤알(약 5만4000원)을 주고, 전기가 들어가지 않던 300만 가구에 전기를 무료 공급했다. 이런 정책으로 중산층에 새로 진입한 사람이 3100만명에 달했다. 가난한 사람들이 새롭게 소비자 대열에 합류하면서 내수시장이 커지는 선순환이 일어났다. 월 가계소득이 1000~4000 헤알(약 63만~252만원)인 중산층은 2009년 기준 9500만명에 달했고, 총소비의 46%를 차지했다. 지난해 취임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2014년까지 월소득 70헤알(약 4만4000원) 미만인 극빈곤층 1620만명을 완전히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브라질 대형 은행인 이타우 우니방코의 일란 골드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해마다 중산층이 4~5%씩 늘고 있어 향후 5년간 2700만명이 추가로 중산층이 될 것"이라며 "늘어난 중산층이 내수시장을 키우며 브라질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의 GDP 대비 민간 소비 지출 비중은 2010년에 61%로 인도(57%)·러시아(51%)·중국(36%) 등 다른 브릭스(BRICs) 국가를 능가한다. 2010년에는 자동차 판매 대수가 전년보다 12% 늘어난 350만대를 기록, 독일을 제치고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자동차 판매시장으로 떠올랐다. 브라질은 내수 확대에 힘입어 수출 의존도가 GDP 대비 11%에 불과(2009년)하다.
카르도수 전(前) 대통령이 물가를 잡고 재정을 탄탄히 했다면, 룰라 전 대통령은 그 기반 위에서 성장과 분배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극빈층을 중산층으로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였다"고 말했다. 극빈층에 매달 85헤알(약 5만4000원)을 주고, 전기가 들어가지 않던 300만 가구에 전기를 무료 공급했다. 이런 정책으로 중산층에 새로 진입한 사람이 3100만명에 달했다. 가난한 사람들이 새롭게 소비자 대열에 합류하면서 내수시장이 커지는 선순환이 일어났다. 월 가계소득이 1000~4000 헤알(약 63만~252만원)인 중산층은 2009년 기준 9500만명에 달했고, 총소비의 46%를 차지했다. 지난해 취임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2014년까지 월소득 70헤알(약 4만4000원) 미만인 극빈곤층 1620만명을 완전히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브라질 대형 은행인 이타우 우니방코의 일란 골드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해마다 중산층이 4~5%씩 늘고 있어 향후 5년간 2700만명이 추가로 중산층이 될 것"이라며 "늘어난 중산층이 내수시장을 키우며 브라질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의 GDP 대비 민간 소비 지출 비중은 2010년에 61%로 인도(57%)·러시아(51%)·중국(36%) 등 다른 브릭스(BRICs) 국가를 능가한다. 2010년에는 자동차 판매 대수가 전년보다 12% 늘어난 350만대를 기록, 독일을 제치고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자동차 판매시장으로 떠올랐다. 브라질은 내수 확대에 힘입어 수출 의존도가 GDP 대비 11%에 불과(2009년)하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혜택받은 나라
2000년대 들어 지속적으로 오른 원자재 가격은 자원 부국(富國) 브라질에 날개를 달아줬다. 브라질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설탕, 커피, 오렌지를 생산하고 대두는 세계 2위, 옥수수는 세계 3위이다. 또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철광석을 수출하고 있다. 브라질 경제는 특히 중국 덕을 톡톡히 봤다. 중국이 급성장하면서 원자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였기 때문이다. 중국이 2009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브라질의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브라질의 수출은 지난해에도 26.8% 증가해 무역 흑자가 297억달러를 기록했다. 2007년 이후 4년 만에 최대였다.
브라질로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지난해 1~10월까지 560억달러를 기록, 전년 실적(485억달러)을 이미 뛰어넘었다. 이타우 우니방코의 자산관리 책임자인 도메스테네스 아두레이라 피노 네토씨는 "브라질의 성장 가능성이 다른 신흥국보다 월등하게 높고 연 10% 넘는 금리도 매력적"이라며 "기업 이익도 늘고 있어 브라질 투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4년에 열린 브라질 월드컵과 2016년 하계 올림픽도 브라질 경제 발전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엔 취직 걱정하는 젊은이가 별로 없다. 상파울루대학에서 우주항공학을 전공하는 펠리피 실바(24)씨는 "연구원이나 기업체나 아무 곳에 다 취직이 가능하기 때문에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말했다. 8%를 넘나들던 실업률은 2010년 이후 6%대로 떨어졌다.
2000년대 들어 지속적으로 오른 원자재 가격은 자원 부국(富國) 브라질에 날개를 달아줬다. 브라질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설탕, 커피, 오렌지를 생산하고 대두는 세계 2위, 옥수수는 세계 3위이다. 또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철광석을 수출하고 있다. 브라질 경제는 특히 중국 덕을 톡톡히 봤다. 중국이 급성장하면서 원자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였기 때문이다. 중국이 2009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브라질의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브라질의 수출은 지난해에도 26.8% 증가해 무역 흑자가 297억달러를 기록했다. 2007년 이후 4년 만에 최대였다.
브라질로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지난해 1~10월까지 560억달러를 기록, 전년 실적(485억달러)을 이미 뛰어넘었다. 이타우 우니방코의 자산관리 책임자인 도메스테네스 아두레이라 피노 네토씨는 "브라질의 성장 가능성이 다른 신흥국보다 월등하게 높고 연 10% 넘는 금리도 매력적"이라며 "기업 이익도 늘고 있어 브라질 투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4년에 열린 브라질 월드컵과 2016년 하계 올림픽도 브라질 경제 발전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엔 취직 걱정하는 젊은이가 별로 없다. 상파울루대학에서 우주항공학을 전공하는 펠리피 실바(24)씨는 "연구원이나 기업체나 아무 곳에 다 취직이 가능하기 때문에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말했다. 8%를 넘나들던 실업률은 2010년 이후 6%대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