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폭우로 고구마값 올라
직장인 김모(30)씨는 5일 오후 퇴근을 하며 간식거리로 군고구마를 사려고 거리를 헤맸지만, 허탕을 쳤다. 김씨는 "작년엔 분명히 군고구마를 팔던 거리인데도 올해는 찾아볼 수가 없다"며 "겨울만의 볼거리인데 못 보니 서운하다"고 했다.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의 먹을거리이자 볼거리인 군고구마가 사라졌다.
지하철역이나 동네 골목골목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보였던 군고구마 장수가 자취를 감췄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1번 출구에서 한남대교 방면으로 뻗은 노점 11개 중에는 꼬치와 어묵, 떡볶이 노점은 있지만, 군고구마 장수는 찾아볼 수 없었다. 군고구마통을 제작하는 업체의 이모(49) 사장은 "고구마 가격과 가스비가 올라 장사를 하는 사람 자체가 줄었다"고 했다.
군고구마가 사라진 가장 큰 이유는 작년 여름 내린 잦은 비로 고구마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고구마 10㎏ 도매가격은 3만원으로 작년 2만5880원보다 16% 올랐다. 평년(1만8693원)보다는 60.4% 증가했다. 원가가 오르자 군고구마 가격도 올라 손님 발길이 끊겼다. 예년엔 1000원에 2~3개 하던 고구마가 1개로 줄면서 사먹는 사람이 줄었다. 고구마가 다이어트 끼니 대용으로 인기를 끌면서 수요가 높아진 것도 가격 상승의 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