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등심 4인분(600g) 6만원… 하루 400여명 북적

지난 6일 오후 서울 성동구 마장동 축산물시장 거리에는 고기 굽는 냄새가 가득했다. 서울의 대표적인 '소 도축시장'이기에 고기 냄새가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지만, 예년과는 조금 다른 풍경이 있었다. 고기 담은 봉투를 들고 삼삼오오 식당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직장인 박재성씨는 "일반 고깃집의 반값도 안 되는 가격에 한우고기를 먹을 수 있는 정육 전문식당을 자주 찾는 편"이라고 말했다. 박씨가 말한 식당은 마장축산물상가 진흥사업협동조합이 출자해 만든 '고기익는마을'이라는 곳. 이곳에선 서울시내 일반 고깃집의 3분의 1 정도 가격에 고기를 먹을 수 있다. 고기는 고객이 직접 사오게 하고, 상차림 비용만 받는다.

소값은 폭락했지만 쇠고기 등심가격은 1인분(150g) 3만~5만원 수준에서 요지부동으로 고공행진을 계속하자, 고기 값의 거품을 뺀 정육전문 식당이 인기를 끌고 있다. 10여년 전 인기를 끌다 시들해진 고기 전문 뷔페도 최근 다시 생겨나고 있다.

◇4인 가족 6만원으로 최고급 한우등심 즐길 수 있어

'고기 익는 마을'은 지난해 8월 마장동 축산시장에 문을 열었다. 시장 1층에 입점해 있는 정육점 아무 곳에서나 고기를 산 뒤, 3층의 '고기 익는 마을'로 가서 1인당 상차림 비용으로 4000원(성인기준)을 내고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다. 노량진 수산시장의 고깃집 버전인 셈. 식당은 125석 규모로, 마장축산물상가 진흥사업협동조합에 소속된 1500개 정육 상인들이 갹출해 창업했다.

정육점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한우 등심 최상급(1++등급)은 1㎏에 7만5000~8만원 수준. 1인분(150g)에 4만∼5만원을 받는 한우 전문점 가격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4인 가족이 등심 4인분(600g)을 먹는다면 상차림 비용까지 합쳐도 6만원이 조금 넘는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

마장축산물상가 진흥사업협동조합 고기복 상무는 "식당에만 하루 평균 400~500명 정도 찾아 매일 만석"이라며 "정육점 매출도 늘고 식당 호응도 좋아서 2·3호점도 곧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우마을 '다하누촌'도 강원도 영월과 경기도 김포에 정육식당을 함께 운영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우 등심 최상등급이 100g당 8800~9000원 정도로 작년보다 10% 가격을 내렸다. 정육식당에서 먹고 싶은 사람은 1인당 상차림 비용 3000원만 내면 된다. 다하누촌 이병진 팀장은 "영월은 지난 4년간 500만명을, 김포는 오픈 2년간 100만명을 돌파했다"며 "수도권 중심으로 앞으로 한우 마을을 2~3군데 더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기 뷔페도 다시 인기몰이

몇년 전 자취를 감췄던 고기 뷔페도 최근 다시 활황이다. 서울에서만 '셀빠' '맘모스' '공룡고기' 등 고기뷔페 전문 체인점들이 수십 군데 들어섰다. 차돌박이·떡갈비·소안창·돼지갈비·목살 등 소·돼지의 다양한 부위를 구워 먹을 수 있다. 고기뷔페 쇠고기는 수입산이지만 1인당 9900~1만7000원에 고객을 모으고 있다.

유통단계를 단순화시켜 상시적으로 쇠고기를 시중가 보다 20% 싸게 파는 이마트 미트센터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이마트는 11일까지는 할인행사도 해 전 점포에서 한우 등심 1등급 100g이 5100원에 판다. 물가협회 가격(6900원)보다 30% 정도 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