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 古典을 못읽으면 안되죠"

"앞으로는 돈이 없어 고전을 못 읽는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00원대 저가(低價) 고전 보급을 시작한 사단법인 '올재' 이사장 홍정욱 의원은 "내가 불출마를 선언(작년 12월 11일)하기 전에 시작한 일"이라며 "책에 인사말 한 줄도 넣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라고 했다.

작년 9월 '지혜 나눔'을 표방하며 그가 세운 비영리법인 올재가 첫 사업으로 동서양 고전을 각 권 2900원이란 파격적 가격에 판매하는 '올재 클래식스'를 출간했다. 올재란 '내일'을 가리키는 우리말이다.

'올재 클래식스'는 첫 성과로 '한글 논어'(이을호 역)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라종일 역), 플라톤의 '국가'(조우현 역), 신라 최고 문장가 최치원의 '고운집'(이상현 역)을 냈다. 각 권 5000부 발행해 4000부는 6개월간 교보문고 온·오프 매장에서 2900원에 팔고, 1000부는 소외층에게 기증한다. 6개월 판매 후 남은 책도 소외층에게 기부하며, 홈페이지(www.olje.or.kr)를 통해 전자책 형태로 무료 공개한다.

홍 의원은 "사회가 혼란스럽고 사고의 깊이도 얕아지는 지금 기본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원천이 고전이라 생각한다. 오래전부터 트위터로 고전 읽기를 권해왔는데 '책값이 부담스럽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고전의 지혜를 얻는 것은 개인 노력에 달린 것이지만 돈이 없어 구해볼 수 없다는 건 문제"라고 했다.

올재 클래식스는 앞으로 분기별로 3~4종, 5년간 100종을 펴낼 계획이다. 이 일은 여러 개인·기업이 돕는다. 이번에도 삼성·SK가 제작비를 상당 부분 부담하고, 한국고전번역원은 고전 사용권을 허락했다.

홍 의원은 "앞으로 고전 동영상 강의 등으로 확대하고, 미술·학술·문화 전반에 걸쳐 사회운동의 새 패러다임으로 확대해 나갈 생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