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 복지기준선' 정해… 빈곤층 5만명 챙긴다

◇비(非)수급자 5만명 생계비 지원

서울시는 다른 지역보다 생활비가 높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서울시민복지기준선'을 마련하고, 이에 맞춰 지원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복지 사각(死角)지대에 놓인 극빈층을 돕자는 취지다. 시는 호적상 부양가족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정부 기초생활수급자로 뽑히지 못해 생활고를 겪는 비수급 빈곤층 5만명(2014년 추정)에 대해 4076억원을 투입해 생계비 일부를 지원할 방침이다. 박 시장은 "올해 24%인 서울시 복지 예산 비율을 2014년에는 30%까지 늘릴 것"이라며 "중앙정부가 가진 기준과 서울시는 다를 수 있으며, 욕심 같아서야 기준선을 높게 하고 싶지만 예산 상황을 고려해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민복지기준선은 이달 중 연구용역을 발주, 올해 안에 기준을 확정하면 이 기준에 못 미치는 시민에게 내년부터 혜택을 줄 예정이다.

오는 2014년까지 서울 시내 골목골목에 '마을형 문화공간' 200곳이 생긴다. 동네 북카페, 미디어센터, 예술창작소 등 형태도 각양각색이다. 이와 함께 실제 생활은 최저소득계층인데 부양가족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정부 기초생활수급자 지원을 못 받는 빈곤층 5만명을 '서울형 수급자'로 추려 기초수급자의 50% 수준에서 생계·의료·주거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시민과 함께 만든 희망서울 시정운영계획'을 9일 발표했다. 남은 임기 2년 6개월 동안 서울을 어떻게 꾸밀 것인가에 대한 대답이다.

◇'마을형 문화공간' 200곳 세우기로

박 시장이 이날 밝힌 시정(市政) 가치는 '개발 중심 시설투자'에서 '시민의 꿈과 희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 그는 "창조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더불어 창조하는 문화,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 당당하게 누릴 수 있는 복지 등을 통해 시민이 주인이 되는 시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표 사업으로 '마을형 문화공간'을 내세웠다. 현재 11곳에 불과한 마을형 문화공간을 2014년까지 867억원을 투입, 200곳으로 대폭 늘려 "시민 누구나 가까운 곳에서 문화창조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동네 북카페 75곳, 자치구(마을)별 미디어센터 50곳, 참여형 문화공간 프로그램 지원 36곳, 동네예술창작소 25곳, 문화예술창작공간 3곳 등이다. 우리동네 북카페는 기존의 작은 도서관을 리모델링해 만든 뒤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마을기업 형태로 운영한다. 박 시장은 또 이동식 도서관 200여곳을 추가로 만들어 누구나 손쉽게 책을 가까이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 생각이다. 이 마을형 문화공간은 2020년에는 375곳까지 늘린다는 게 서울시 장기 과제다.

박 시장은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의 이해와 품격이 높아지면 저절로 고급문화를 향유하게 되고, 문화에 대한 향수가 확산돼야 지속가능한 문화예술활동과 산업으로의 창조적인 연결도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간 토지 활용 임대주택 공급

2014년까지 임대주택 8만 가구를 공급해 임대주택 비율을 7%까지 높이고, 2020년까지 이를 10%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시에서 시유지를 빌려주고 그곳에 주민들이 주택협동조합을 만들어 임대주택을 짓거나, 민간토지를 외부로부터 지원 받아 임대주택을 건립하는 것을 비롯, 1~2인 전용임대주택, 맞춤형 원룸주택 등 새로운 형태의 임대주택 2만 가구를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또 중·대형 공공임대주택은 중·소형(40~60㎡)으로 크기를 줄여 공급한다.

이사 시기가 맞지 않아 전세보증금을 제때 내지 못할 형편에 놓인 서민 2500가구에 이를 지원하는 '전세보증금 단기지원센터'도 만들기로 했다.

이 밖에 국공립어린이집은 없는 동(洞)을 우선으로 총 280곳을 설치(동별 2개 이상)하고, 장기적으로 2020년에는 전체 어린이집의 30%까지 국공립어린이집 비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시는 청년 창조전문인력 2만명 양성, 일자리 창출 위한 마을기업 300개 육성, 자연형 빗물순환시스템 구축 등을 이날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