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남원 섬진강가에 소리문화체험마을

섬진강은 동에서 흘러온 요천과 만나 남원 금지면의 넓은 들을 적신다. 남원에서 가장 넓은 이 들판을 무대로 전라좌도 농악의 원류인 남원농악이 탄생했다. 금지농악은 1946년 해방 후 첫 전국농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을만큼 융성했다. 현 남원시립농악단 류명철 단무장의 선친인 류한준 선생이 금지농악단을 이끌던 시절이었다.

전라좌도의 수부였던 전북 남원시가 남원농악을 국민과 함께 누리겠다며 금지면 상귀리 섬진강가에 섬진강소리문화체험마을을 조성한다. 올해 국비 및 지방비로 6억원을 확보, 실시설계와 함께 소리 아카이브(archive·기록보관소) 설립을 위한 자료 수집에 돌입한다. 체험마을 시설부지 2만8757㎡는 벌써 작년에 매입했다.

체험마을은 전라좌도농악 발흥지로서 그 흐름과 풍부한 면모를 악기와 문서, 구술·영상자료 등을 통해 소개한다. 소리 연수촌으로, 여러 날 묵게 하며 농악과 동편제 판소리, 섬진강변 주변 풍물과 민속을 익히게 하는 교육관과 이를 펼쳐보이는 대동놀이 공연장도 만든다. 섬진강 건너 곡성에서 그 유래를 찾아낸 심청전을 공연하는 수상 판소리공연장도 갖춘다.

마을은 강가의 우거진 소나무 숲에 소리나는 산책길을 조성, 소리명상길로 만든다. 진안·임실·순창에서 곡성·구례·광양으로 이어지는 섬진강 400리의 중간에 자리해 이 강 답사객들이 쉬면서 지역민과 함께 소리자원을 누리게 한다는 것이다.

남원시는 2014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국·지방비 95억원을 들여 완성, 민간 국악단체에 운영을 맡길 계획이다. 남원시는 "주말마다 남원 국악과 섬진강 마을들의 제반 전통요소들을 연희로 구현해내면서 지리산과 광한루 등 남원의 유산과 곡성 기차마을 등을 잇는 기착지이자 남원의 새 관광거점으로 자리잡게 하겠다"고 했다.

남원 금지에선 2009년 100㎡ 규모의 농악배움터가 건립돼 무형문화재인 류명철 단무장이 '남원농악의 뿌리'로 일컬어지는 독우물굿 등을 가르쳐오고 있다. 전라도 동부에 전승된 전라좌도농악은 우도농악에 비해 웅장하고 힘이 넘쳐 남성적이라고 일컬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