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 '람사르 습지' 생기나

환경부는 "서울 여의도 근처 한강 밤섬을 국제 습지보호협약인 '람사르(Ramsar) 협약' 습지로 등록하기 위해 이달 중 신청서를 제출하겠다"고 10일 밝혔다.

현재 세계적으로 160개국 1971개 습지가 람사르 협약 습지로 등록돼 있으며, 우리나라는 경남 우포늪과 전남 순천만 습지 등 17곳이 등록돼 있다.

한강 밤섬(栗島)은 밤알을 까놓은 것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1968년 여의도 개발과정에서 골재 공급처로 활용되면서 거의 사라질 뻔했으나 이후 퇴적물이 쌓이고 억새, 갯버들 같은 습지식물이 서식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1990년대 이후 도심 속 철새도래지로 각광을 받자 서울시가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했다.

면적은 약 0.27㎢에 불과하지만 매·큰기러기·가창오리 같은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7종과 원앙·황조롱이·솔부엉이 등 천연기념물 3종을 비롯해 약 580여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람사르 협약 습지로 지정되면 해당 국가는 그 습지에 대해 생태계 모니터링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그 결과를 람사르 사무국에 보고해야 하는 등 습지를 사실상 영구적으로 보전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수도 서울을 관통하는 한강에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가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며 "앞으로 밤섬을 습지보호지역에 준해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