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에 부는 교육 바람… 분양 시장 살아날까

최근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에서 포스코건설이 분양한 '송도 더샵 그린워크'는 719가구 모집에 756명이 몰려 평균 1.0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수십대 일의 경쟁률이 나오는 경우가 빈번했던 지방 분양시장과 비교하면 결코 좋은 성적표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 송도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다. 더샵 그린워크 청약이 있기 한 달 전쯤 송도에서는 '웰카운티 5단지'가 1063가구 분양에 16명만 계약하면서 분양 자체가 취소된 적이 있었다.

최근 송도 분양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는 '교육 호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입소문이 나면서 학부모의 관심이 높아지고 미분양도 줄어드는 등 회복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교육 호재 잇따라

지난해 12월 중순 포스코교육재단은 송도에 입학정원 750명(30학급) 규모의 자율형 사립고를 세운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재단은 지난해 34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한 포항제철고 등 포항과 광양에서 유치원과 초·중·고교 등 12개교를 운영 중이다.

송도의 학교들은 개교한 지 몇 년밖에 안 됐지만 '송도는 교육 도시'라는 입소문을 뒷받침하고 있다. 송도 인천 해송중학교·신송중학교·인천 신정중학교는 지난해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인천에서 각각 1·3·4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문을 연 해송고는 전국연합 학력평가에서 공립일반계 부문에서 인천 1위였다.

국제업무단지라는 이름에 맞게 글로벌 교육 여건도 갖춰지고 있다. 2010년 송도에 문을 연 채드윅 국제학교는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고 해외에서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캠퍼스도 올해 3월부터 송도에서 대학원을 운영할 예정이다. 컴퓨터 과학과 기술경영 2개 전공의 석·박사 과정 400여명을 선발하며 졸업생은 뉴욕주립대와 동일한 학위를 인정받는다. 조지메이슨대를 비롯한 글로벌 대학들도 입주 준비를 하고 있다.

◇시장 회복 조짐 나타나

교육 호재가 잇따르면서 침체돼 있던 송도 부동산 시장에도 회복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 오는 7월 입주할 '송도 더샵 그린애비뉴'는 포스코교육재단의 자사고 설립 발표 전후로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20~30여건씩 쌓여 있던 분양권 급매물이 줄고 있다. '제일공인중개사무소' 문형은 대표는 "분양가보다 3000만~4000만원씩 싸게 나왔던 분양권 급매물이 빨리 팔리거나, 집주인들이 물량을 거둬들이면서 지금은 분양권 매물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며 "송도 분양시장이 침체된 상황인데도 문의전화가 2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포스코건설 측도 "지난해 4월 분양한 송도 더샵 그린스퀘어 모델하우스에도 주간(週間) 방문객이 분양 초기보다 2배쯤 많은 250~300명 정도로 늘었다"고 밝혔다.

분양을 앞두고 있는 건설업체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송도에서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총 3200여 가구가 올해 분양된다. 대우건설이 주상복합 999가구와 오피스텔 606실을 분양한다. 롯데건설 등 5개 건설사가 980가구, 포스코건설은 665가구를 각각 분양할 예정이다.

입주도 이어진다. 포스코건설이 지은 '더샵 하버뷰Ⅱ'(548가구)가 5월, '더샵 그린애비뉴'(1014가구)가 7월 각각 입주한다. 코오롱건설의 '더프라우 2차'(180가구)와 '롯데캐슬'(643가구)도 하반기 주인을 맞는다. 업계 관계자는 "교육 특구로 알려지면서 서울 강남권 학부모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송도 아파트 시장이 침체돼 있지만 우수한 교육 인프라를 갖추면 향후 고급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는 동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