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h Brain] 하나은행 PB 120명이 보는 2012 재테크_해외보단 국내 주식… IT·자동차·화학·정유업에 주목하라

유럽 재정 위기와 글로벌 저성장이란 두 가지 숙제를 안고 시작된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도 자산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불안해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올해 재테크 지도는 어떻게 그려야 할까. 머니섹션 M이 큰손들의 자산을 관리해주는 하나은행 프라이빗뱅커(PB) 120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 55% "국내 주식 유망"

PB들은 올해 가장 유망한 투자 자산으로 국내 주식을 꼽았다. 전체 120명 중 절반이 넘는 66명(55%)이 국내 주식을 장기적으로 우호적인 인구구조와 연기금 주식투자 확대 가능성에 따라 이익이 날 수 있는 자산으로 선택했다.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도 35명(29%)으로 뒤를 이었다. ELS는 주가가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박스권에서도 수익 실현이 가능하고 DLS는 우량한 기초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꼽혔다. 반면 미국 주식과 정기예금을 유망한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PB는 각각 3명(3%)에 불과했다.

주식투자 유망 국가를 묻는 질문에서도 '한국'을 78명(66%)이 선택해 1위로 꼽았다. 이어 중국을 꼽은 PB도 21명(18%)에 달했다. 뒤를 이어 미국(5%), 브라질(3%), 인도(3%) 순이었다. 반면 일본을 선택한 PB는 1명(1%)뿐이었다.

올해 코스피지수는 최고 2100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유럽 재정 위기 문제가 불거지며 금융시장이 요동칠 경우 주가가 1600선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봤다.

◇IT 주식과 헤지펀드 관심 둬볼 만

국내 주식 중 유망한 투자업종으로는 스마트기기 확장으로 인한 최대 수혜업종으로 꼽히는 정보통신(IT)업종이 36%(42명)를 차지했고, 기존의 주도업종인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주)이 25%로 뒤를 이었다. 상대적으로 외부환경에 영향을 덜 받는 전력·통신 등 경기방어주를 꼽은 PB도 25명(21%)이나 됐다. 반면 올해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및 수수료 인하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업종과 경기침체 타격을 받고 있는 조선·해운 업종 등을 꼽은 PB는 각각 4명(3%), 3명(2%)에 불과했다.

새해 들어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국형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 또한 매우 컸다. 시장과 관계없이 정기예금 대비 알파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 자산가에게 충분한 투자매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올해 투자 유망 대체 상품 중 가장 높은 선호도(50%)를 보였다. 그러나 아직 도입 초기이기 때문에 옥석 가리기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운용사나 펀드매니저에 따른 성과 차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명성과 절대 수익 실현 가능성에 대한 검증을 반드시 거치는 단계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위기 속에서 기회 찾아라

올 한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무엇을 조심해야 하고 무엇을 기회로 삼아야 할까. 우선 응답자의 39%가 중국의 긴축완화 및 내수부양을 긍정적인 투자 기회로 꼽았다. 최근 긴축정책에서 완화 정책에 대한 정책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중국이 글로벌 경제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반면 위험 요인으로는 유럽 재정 위기 확산(83%)이 압도적인 1위로 꼽혔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로권 국채 만기 위험과 유럽 금융기관의 디레버리지(빚을 상환해 부채를 줄이는 것) 가능성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