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해 작년부터 시작된 감원(減員) 바람이 연초에도 이어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16일 노사 합의를 통해 부지점장급 이상 행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희망퇴직자에게는 기본적으로 24개월치 급여가 퇴직금으로 지급되고, 정년까지 남은 연수에 따라 최대 7개월치 급여를 더 얹어준다.
재취업을 원하는 희망퇴직자는 영업지점 검사업무를 맡는 계약직으로 재채용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2009년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을 때 600명이 회사를 떠난 것을 감안하면 이번 희망퇴직 규모는 이보다 적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올해는 유럽 재정위기와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수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과 농협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각각 378명, 521명에 대해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SC제일은행도 전체 직원의 10%가 넘는 8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해 최근 회사를 떠났다. 국민은행은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직원 13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과 비슷한 준정년 퇴직제를 시행한다. 한국씨티은행은 100여명을 구조조정하려다 노조의 반발로 유보했다.
은행들이 인력 조정에 나서는 또 다른 이유는 은행권의 만성적인 인사 적체에도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현재 은행 전체 직원 9만7862명 중 과장급 이상 간부가 차지하는 비율이 61%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