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한인, 영하의 설산에서 48시간 만에 구조

산에서 조난당한 60대 한인 남성이 영하의 날씨에 48시간을 견디다 구조돼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에 사는 김용춘(66)씨는 지난 14일 산악클럽 회원들과 함께 워싱턴주의 레이니어 산에 올랐다가 산비탈에서 미끄러지면서 길을 잃어 눈보라 속에 갇혔다. 김씨는 시애틀 지역채널 코모TV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나뭇잎을 태우다가 나중에는 지갑에 들어 있던 1달러와 5달러짜리 지폐를 태우며 버텼다"고 말했다. 또 반창고와 여분의 양말까지 태울 수 있는 것은 모두 태웠다. 밤에는 나무 아래 쌓인 눈에 굴을 파고 보냈으며 낮에는 끊임없이 걸었다. 그는 "눈이 너무 많이 내려 숨쉬기 어려울 때도 있었다"고 했다. 그가 산에서 머문 이틀 동안 기온은 영하 9도까지 떨어졌으며 일부에서는 20㎝가 넘는 눈이 내렸다.

구조대원들은 이틀 뒤인 16일 그를 발견했다. 구조대도 기상 악화 때문에 헬리콥터 대신 스노캣(설상차·雪上車)을 타고 김씨를 구조했다. 김씨는 건강상태가 양호해 바로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베트남전에 참전한 김씨는 "한국 군인일 때 배웠던 기술이 산에서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김씨의 생존기는 미CBS 방송과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