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호르몬도 대부분 검출, 니코틴 함량 표기도 엉망… 일반담배 700배 든 제품도
전자담배에 발암물질과 환경호르몬 등 인체 유해성분이 든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 담배의 700배 넘는 니코틴이 포함된 위험천만한 전자담배도 있었다.
보건복지부는 국내에 시판 중인 13개 회사의 전자담배 액상 제품 121개에 대한 1차년도 연구용역 결과, 모든 제품에서 발암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리터(L)당 0.10~11.81㎎ 검출됐다고 19일 밝혔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국제암연구기관(IARC)이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흡입하면 폐·신장·목 등 인체 손상과 만성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물질이다. 또 4개 제품에서는 IARC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담배 특이 니트로사민'도 극미량(L당 44.0~65.75㎍) 검출됐다.
82개 제품에서는 환경호르몬인 DEP(디에틸프탈레이트)가 L당 0.08~2274.04㎎, 15개 제품에서는 DEHP(디에틸핵실프탈레이트)가 L당 0.30~99.49㎎ 농도로 검출됐다. DEP와 DEHP는 호르몬 교란을 일으키는 물질로, 특히 DEHP는 유럽 등에서 사용을 금지하는 추세다.
전자담배 제품의 니코틴 함량 표기도 엉망이었고, 니코틴 함량이 치사량에 육박하는 제품도 있었다. 조사 대상 121개 제품의 니코틴 농도는 1㎖당 최저 0.012㎎, 최대치는 36.15㎎에 달했다. 일반 담배 1개비당 평균 니코틴 함량이 0.05㎎인 점을 감안하면, 전자담배 액상 1개에 들어 있는 니코틴이 적게는 일반담배 0.24개비, 많게는 723개비 분량인 셈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성인 기준 니코틴 치사량이 40~60㎎인 점을 고려할 때 전자담배를 다량 흡입하면 호흡장애, 의식상실 등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