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생, 사랑 베풀고 나누며 살겠습니다"

세계 최대 구호단체인 월드비전의 국내 조직인 '한국월드비전' 신임 회장에 양호승(65)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이 19일 취임했다.

9년간 회장직을 맡았던 전임 회장 박종삼(74)씨는 이날 퇴임식을 가졌다. 서울 강남구 온누리교회에서 열린 이·취임식에서 양호승 신임 회장은 "급변하는 환경에서 NGO(비정부기구)도 효율성과 경영 마인드가 필요하다. 경영 전문가로서 장점을 '한국월드비전'에 결합시켜 보겠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1969년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1976년 미국 MIT대학 생물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2년에는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1976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 IBM 왓슨 중앙연구소 연구원, SK케미칼 기획관리실장, 세계적인 식품 향료 제조회사인 미국 사이언티스트 테크놀로지의 마케팅 및 기술총괄 부사장을 역임하는 등 기업 경영 일선에서 활약했다. 양 회장은 지난 4년 동안 CJ제일제당 글로벌 신규사업개발 부사장을 맡았고, 지난해 4월 '한국월드비전' 회장 공채에 응모했다.

양 회장은 구호단체 회장을 지원한 이유에 대해 "남은 생을 사랑 베풀고 남을 돕는 일에 쓰려고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월드비전'과 양 회장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10년 전부터 이 단체를 통해 아프리카 르완다의 한 소년과 결연을 맺고 후원자 역할을 해오고 있다.

양 회장은 취임 후 주요 구호 사업으로 '북한 씨감자 지원 사업'을 꼽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10일부터 4일간 북한을 다녀왔다. 양 회장은 "식량을 주기보다는 식량을 만드는 법을 알려줘서 북한의 식량난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월드비전'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고아와 남편을 잃은 부인들을 돕기 위해 미국인 선교사 밥 피어스 목사와 한경직 목사가 설립한 후 현재 세계 100여개 나라에서 구호 활동과 개발 사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