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어떤 영화 볼까_주부는 '댄싱 퀸' 솔로는 '네버 엔딩 스토리'… 명절 스트레스 안녕~
입력 : 2012.01.20 03:20
연휴가 되면 극장 매표소 앞에서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십중팔구 무슨 영화를 볼지 몰라서 헤매거나 서로 보고 싶은 영화가 달라서 다투는 가족들이다. 올 설 연휴에도 가족 영화부터, 멜로, 코미디, 예술영화까지 다양한 영화들이 개봉하니 가정의 평화가 걱정스러울 수 있다. 설 연휴 영화 개봉을 앞두고 가상가족 나대감(60·자영업자)·오사모(55·주부) 부부가 딸 나영화(30·직장인) 아들 나백수(27·고시생)와 함께 '가족회의'를 열었다. 회의 안건은 '설 연휴에 우리는 무슨 영화를 볼 것인가'. 극장 매표소 앞에서 헤맬 분들을 위해 이 가상가족이 벌인 회의 내용을 살짝 공개한다.
사모 “올 설은 부엌에서 음식만 하지 않을 거야. 여고 동창들끼리 황정민과 엄정화 주연의 ‘댄싱 퀸’을 보기로 했거든. 가무에 뛰어나 젊은 시절 ‘신촌 마돈나’로 불린 가정주부 엄정화(엄정화)가 뒤늦게 꿈을 이루려고 댄스 가수에 도전한다는 얘기래. 서울 시장 후보에 출마한 남편 황정민(황정민)까지 가세해 영화를 훈훈하게 마무리한다고 하네. 두 사람의 실감 나는 부부 연기에 안 웃는 사람이 없다더라. 한때 잘나갔던 이 엄마한테 딱 어울리는 영화 아니니?”
대감 “그럼 소는, 아니 전은 누가 부치나? 당신이 그렇게 나오면 나도 질 수 없지. 사나이가 가슴에 묻은 꿈을 이루는 영화, ‘페이스메이커’를 볼 거야. 마라토너들의 기록 향상을 위해 페이스 메이커만 했던 주만호(김명민)가 마라토너로 도전하는 휴먼 드라마라지. 맡는 배역마다 120％ 몰입하는 김명민의 연기가 기대되는걸.”
사모 “영화야, 너는 남자랑 영화관에서 데이트라도 하지 그러니? 정려원과 엄태웅이 시한부 커플로 나오는 ‘네버 엔딩 스토리’가 짠한 멜로거든. 절망적인 상황에서 만난 두 남녀가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냈다더라. 그거 같이 보면 올해는 연애도 하고, 시집도 갈지 누가 알겠니.”
영화 “엄마, 남자 못 만나는 지금 내 상황이 더 절망이에요! 그리고 영화는 혼자 봐야 제맛이에요. ‘자전거 탄 소년’이랑 ‘신과 인간’이 나한텐 딱이야. 작년과 재작년 칸 영화제 수상작들이에요. 절제한 연출과 연기, 그리고 깊은 통찰력까지 오래 남는 여운을 간직하기에 딱인 영화들이죠.”
백수 “평소엔 안 보던 예술영화 본다고 허세는···. 혼자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 자러 가는 거 아냐? 영화라면 데이빗 핀처의 ‘밀레니엄: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정도는 돼야지. 원작 자체가 베스트셀러야. 40년간 묻혀 있던 의문의 살인 사건을 풀어내는 스토리에 스타일이며, 캐릭터며 뭐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어. 게다가 몸에 용문신을 한 소녀(루니 마라)가 주인공이라니 흑룡해에 딱이지 않나? 아야세 하루카 주연 ‘가슴 배구단’도 좋을 듯해. 한창 호기심 많은 남자 중학생들을 코믹하게 그린 영화라던데. 제목부터 야릇한 게, 흐흐흐.”
사모 “너는 왜 그렇게 무섭거나 민망한 제목의 영화를 보려고 그러니? ‘원더풀 라디오’처럼 가슴 따뜻해지는 멜로드라마 좀 보면 어때. 며느리 삼고픈 이민정이랑 사위 삼고픈 이정진이 같이 나온단다. 아니면 ‘부러진 화살’은 어떨까? 판·검사에 변호사, 교수까지 다 나오니까, 그거 보고 너도 자극받아 열심히 공부할지도 모르잖아?”
영화 “어휴, 그거 그런 영화 아니에요! 일명 ‘석궁 판사 사건’이라고 불리는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거죠. 법원의 판결에 불만을 품은 한 교수(안성기)가 판사에게 석궁을 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을 그린 법정물이에요. 사법부를 유쾌하고 통렬하게 비판했다는 쪽하고, 지나치게 사실을 왜곡했다는 쪽하고 논란이 분분해요.”
대감 “그나저나 이제 곧 들이닥칠 작은집 애들은 어쩌냐?”
백수 “명절에는 애니메이션 안 빠지잖아요. ‘슈렉’에서 눈빛 하나로 관객을 사로잡은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장화 신은 고양이’?면 애들이 아니라 어른들도 좋아라 볼 걸요?”
대감 “그래도 명절인데 가족들이 다 함께 한편 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가 어떨까. 영국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는데 아내를 잃은 남자(맷 데이먼)가 새출발을 하려고 애들을 데리고 동물원에 들어가 사는 얘기래. 망한 동물원을 살리면서 가족 사랑도 되살린다는 바람직한 결말! 내가 이 영화에 나오는 스칼렛 요한슨이 보고 싶어서 그러는 건 아니고?.”
사모·영화 “어휴, 됐네요. 우리도 맷 데이먼 좋아하거든요?”
대감 “그럼 소는, 아니 전은 누가 부치나? 당신이 그렇게 나오면 나도 질 수 없지. 사나이가 가슴에 묻은 꿈을 이루는 영화, ‘페이스메이커’를 볼 거야. 마라토너들의 기록 향상을 위해 페이스 메이커만 했던 주만호(김명민)가 마라토너로 도전하는 휴먼 드라마라지. 맡는 배역마다 120％ 몰입하는 김명민의 연기가 기대되는걸.”
사모 “영화야, 너는 남자랑 영화관에서 데이트라도 하지 그러니? 정려원과 엄태웅이 시한부 커플로 나오는 ‘네버 엔딩 스토리’가 짠한 멜로거든. 절망적인 상황에서 만난 두 남녀가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냈다더라. 그거 같이 보면 올해는 연애도 하고, 시집도 갈지 누가 알겠니.”
영화 “엄마, 남자 못 만나는 지금 내 상황이 더 절망이에요! 그리고 영화는 혼자 봐야 제맛이에요. ‘자전거 탄 소년’이랑 ‘신과 인간’이 나한텐 딱이야. 작년과 재작년 칸 영화제 수상작들이에요. 절제한 연출과 연기, 그리고 깊은 통찰력까지 오래 남는 여운을 간직하기에 딱인 영화들이죠.”
백수 “평소엔 안 보던 예술영화 본다고 허세는···. 혼자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 자러 가는 거 아냐? 영화라면 데이빗 핀처의 ‘밀레니엄: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정도는 돼야지. 원작 자체가 베스트셀러야. 40년간 묻혀 있던 의문의 살인 사건을 풀어내는 스토리에 스타일이며, 캐릭터며 뭐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어. 게다가 몸에 용문신을 한 소녀(루니 마라)가 주인공이라니 흑룡해에 딱이지 않나? 아야세 하루카 주연 ‘가슴 배구단’도 좋을 듯해. 한창 호기심 많은 남자 중학생들을 코믹하게 그린 영화라던데. 제목부터 야릇한 게, 흐흐흐.”
사모 “너는 왜 그렇게 무섭거나 민망한 제목의 영화를 보려고 그러니? ‘원더풀 라디오’처럼 가슴 따뜻해지는 멜로드라마 좀 보면 어때. 며느리 삼고픈 이민정이랑 사위 삼고픈 이정진이 같이 나온단다. 아니면 ‘부러진 화살’은 어떨까? 판·검사에 변호사, 교수까지 다 나오니까, 그거 보고 너도 자극받아 열심히 공부할지도 모르잖아?”
영화 “어휴, 그거 그런 영화 아니에요! 일명 ‘석궁 판사 사건’이라고 불리는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거죠. 법원의 판결에 불만을 품은 한 교수(안성기)가 판사에게 석궁을 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을 그린 법정물이에요. 사법부를 유쾌하고 통렬하게 비판했다는 쪽하고, 지나치게 사실을 왜곡했다는 쪽하고 논란이 분분해요.”
대감 “그나저나 이제 곧 들이닥칠 작은집 애들은 어쩌냐?”
백수 “명절에는 애니메이션 안 빠지잖아요. ‘슈렉’에서 눈빛 하나로 관객을 사로잡은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장화 신은 고양이’?면 애들이 아니라 어른들도 좋아라 볼 걸요?”
대감 “그래도 명절인데 가족들이 다 함께 한편 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가 어떨까. 영국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는데 아내를 잃은 남자(맷 데이먼)가 새출발을 하려고 애들을 데리고 동물원에 들어가 사는 얘기래. 망한 동물원을 살리면서 가족 사랑도 되살린다는 바람직한 결말! 내가 이 영화에 나오는 스칼렛 요한슨이 보고 싶어서 그러는 건 아니고?.”
사모·영화 “어휴, 됐네요. 우리도 맷 데이먼 좋아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