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가장 따뜻한 국밥 한그릇씩 드시죠"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맛있는 국밥을 대접할게요."

26일 서울 정동 성공회 주교좌성당 뒤편 성공회푸드뱅크 조리센터. 푸드뱅크본부장인 성공회 김한승(46) 신부는 "두 달 뒤면 조리센터의 빈 공간이 최대 140명이 한꺼번에 앉아 식사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 '정동국밥'으로 변신할 것"이라고 했다. 품앗이 금융 기업 팝펀딩(www.popfunding.com), 사회연대은행(www.bss.or.kr) 등을 통해개인 및 단체로 부터 소규모 후원금을 모으는 '소셜 펀딩' 방식으로 사업비를 마련하고, 식당 수익금은 전액 성공회푸드뱅크의 취약 계층 무료 급식 사업으로 환원하는 '사회적 기업 국밥집'이다. "정통 한식 전문가인 음식 평론가 김순경(72) 선생이 최고의 맛을 내도록 돕고, 평안도 순대 전문점 체인을 운영하는 평원식품 김현준(58) 회장이 운영 노하우를 전하고 있습니다."

성공회푸드뱅크는 2004년부터 점심 대신 주먹밥을 먹으며 공연을 보고 점심값을 기부하는 '주먹밥 콘서트'를 540여회 열어 총 2억8000만원을 모금해 무료 급식 비용에 보탰다. 하지만 신종 플루 유행 등을 겪으며 주먹밥 콘서트는 침체에 빠졌다. 콘서트를 중단할 순 없었지만, 무료 급식 재원을 마련할 새 대책도 필요했다. 신부, 음식 평론가, 식품 기업 대표로 걸어온 길이 달랐던 세 사람은 작년 여름 '사회적 기업 국밥집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이후 매달 두세 번 만나 머리를 맞대고 계획을 짰다.

사업비 2억원을 마련하려면 10만원 후원자 2000명을 모아야 한다.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써서 한 그릇 7000원 정도에 경쟁력 있는 국밥도 만들어내야 한다. 난관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데, 김 신부는 "최고 전문가가 모였으니 자신 있다"며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