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학생 틈에서 앱 제작 배우느라 진땀"

"일을 하면서 법전을 일일이 뒤져가며 죄명별로 적용되는 법률 등을 찾는 게 너무 번거로워 개발했습니다."

현직 부장검사가 스마트폰으로 형사사건의 죄명별 적용 법률과 법정형, 공소시효 등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주인공은 부산지검 백성근(45·사법연수원 22기) 형사2부장. 백 부장은 "앱을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을 이용해 간단하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백 부장이 개발한 앱은 '형법 죄명표'. 형법 총칙과 각칙, 형사소송법을 담았다. 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등 가장 많이 쓰는 특별법 7개를 수록했다. 검색란에 죄명을 넣으면 적용 법률은 물론 법정형과 공소시효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이 앱은 현재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탑재한 스마트폰으로 오픈 마켓인 'T 스토어'에서 무료로 내려받아 쓸 수 있다. 지난 9일 공개된 이후 27일 현재까지 다운로드 수가 1000회에 육박하고 있다.

백 부장이 이 앱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서울고검에 근무하던 지난해 10월. 백 부장은 "지난해 아내가 가지고 있던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다가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온갖 종류의 앱이 있는 것을 보고 '이걸 우리 업무와 연관시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백 부장은 바로 서울 강남의 한 컴퓨터 학원에 등록해 앱 제작과 관련한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대부분이 20대인 수강생들 틈에서 흰머리도 있는 현직 부장검사가 강의실 뒤에 앉아 목을 빼고 매일 강의에 열중했다. 그는 "저녁 시간을 틈틈이 이용해 법전을 찾아 세부 사항을 일일이 입력하는 작업을 하다가 중간에 왕창 날려먹기도 하는 등 애를 먹었다"고 했다. 백 부장은 검찰 업무에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앱, 검찰청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앱 개발에도 관심이 많다고 했다. 안드로이드 체제뿐 아니라 아이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앱도 개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