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수도권… 수도권 인구 41년 만에 순유출

수도권 인구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41년 만에 처음으로 '순유출'을 기록했다. 수도권으로 이사 온 사람보다는 이사 나간 사람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통계청은 30일 '국내 인구 이동통계' 자료를 통해 "2011년 수도권으로 48만명이 전입한 반면 48만9000명이 빠져나가 순유출자가 9000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11만3000명이 빠져나갔고, 인천과 경기에는 각각 2만9000명과 7만5000명이 유입됐다. 그 결과 수도권 전체 순유출자가 9000명이 됐다.

이는 갑작스럽게 일어난 현상은 아니다. 최근 수도권에 순유입된 인구는 2007년 8만3000명, 2008년 5만2000명, 2009년 4만4000명, 2010년 3만1000명 등으로 점점 감소해 왔다. 통계청은 "서울 인구는 1990년부터 계속 줄었으나, 경기와 인천으로 그 이상의 인구가 유입된 덕분에 순유입을 유지해왔는데, 지난해에는 경기·인천 순유입자가 예년보다 줄면서 수도권 전체로 순유출을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저출산 ▲수도권 집중 현상 완화 ▲베이비부머의 은퇴 러시 ▲심각한 주거비 격차 ▲교통여건 개선에 따른 생활권역의 확대 등 5가지 요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두섭 한양대 사회학과 교수는 "저출산 때문에 어느 지역이든 유입되는 절대 인구가 갈수록 줄어드는 데다, 수도권에서 일자리 구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은퇴 후 지방으로 내려가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최근 KTX 등 교통망의 발달로 일일생활권이 넓어진 덕분에, 주거비가 높은 수도권 대신 지방 거주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충청, 강원 등 수도권 인근 지역은 순유입 인구가 조금씩 늘고 있다. 강원은 순유입 인구가 2010년 1000명에서 2011년 5000명으로, 충북은 6000명에서 8000명으로, 충남은 1만6000명에서 1만9000명으로 각각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