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 끝내고… 청도 모래밭 다시 들썩

작년 9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베팅을 하며 소싸움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경북 청도군 상설 소싸움경기장이 동절기 휴장을 끝내고 재개장에 들어간다.

소싸움경기 사업 시행자인 청도공영사업공사(이하 공영공사)는 다음달 4일 올 시즌 개막을 알리는 첫 경기를 시작으로 오는 12월 16일까지 매주 토·일요일마다 총 460경기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지난 9월 문을 연 뒤 3개월여 동안 이곳 경기장에선 총 313경기가 열렸으며, 지난달 18일부터 1달여 동안 휴장에 들어갔었다. 공영공사는 "이번 개장을 앞두고 관람객들에게 보다 더 박진감 넘치는 소싸움경기를 선보이기 위해 경기 룰 일부분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기존 체중에 따라 싸움소를 갑·을·병 등 3체급으로만 구분해 경기를 벌여왔던 방식에서 탈피, 동일 체급이라도 기량에 따라 '특선', '우수', '선발' 등 3가지 세부 등급으로 나눴다. 같은 등급 내 무리끼리만 경기를 벌이도록 해 박진감을 더하겠다는 것이다.

작년에는 갑 체급에 속하는 50마리의 싸움소들이 대진표에 따라 돌아가며 기량을 겨뤘었다. 그렇다 보니 너무 쉽게 승패가 갈리는 등 흥미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었다.

때문에 올해에는 갑 체급을 40마리로 줄이는 대신 실력이 엇비슷하다고 판정된 등급끼리만 경기를 붙이겠다는 계획이다. 공영공사는 체급 내 등급에 따라 경기상금과 출전수당을 차등지급할 계획이다.

또 분기별로 경기에 출전 중인 싸움소들의 기량을 점검해 등급별 하위 20％를 탈락시키고 대기 중인 후보 싸움소 등으로 교체하는 승강제도 도입한다고 밝혔다.

올해 7월 상반기까진 공영공사에 등록된 싸움소 400두 중 우선 160두가 갑·을·병 등 3체급으로 구분돼 경기에 나서게 된다. 공영공사 경기운영팀 김갑수 대진편성담당은 "소싸움에도 일종의 상비군제도를 둬 출전자격을 새로 부여하는 등 기량이 뛰어난 싸움소 발굴에 적극 나서 경기 흥미를 배가시킬 것"이라며 "퇴출되는 싸움소 자리엔 민속대회 8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거나 보유 중인 후보 싸움소 등을 투입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공영공사는 경기장 내부 시설을 정비해 관람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돔 형태의 원형경기장 안 천장과 주변 등에 야간조명시설을 설치하고, 올 7∼8월 1달 동안은 야간 시간대(오후 3시∼오후 9시)에 토너먼트 방식의 싸움소 챔피언결정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관람석 주변 냉난방시설 보강작업도 실시할 계획이다.

청도공영공사 측은 "개장 첫해 소싸움경기에 대한 저변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면 올해엔 소싸움방식 변경 등을 통해 관람객들의 흥미를 배가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운영할 계획"이라며 "올해도 많은 분들이 찾아와 우리 전통민속놀이를 맘껏 즐기고 돌아가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첫선을 보인 청도 소싸움경기장엔 개장 이후 3개월여간 모두 11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으며 매출액은 총 16억5800여만원을 기록했다.

관람객들은 한 경기의 승자 또는 무승부를 맞히는 단승식과 연속 2경기의 승자 또는 무승부를 맞히는 복승식, 한 경기의 승자 또는 무승부와 승리시점을 맞히는 시단승식, 연속 2경기의 승자 또는 무승부와 승리시점을 맞히는 시복승식 등 4가지 방식으로 매 경기마다 베팅할 수 있으며 베팅금액은 1인당 10만원까지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