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 다시 터질까 조마조마

후지(富士)산 인근에서 지진이 잇따르면서 후지산 재분화(再噴火)설이 나돌아 일본인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오전 후지산에서 30㎞ 떨어진 야마나시(山梨)현 동부지역에서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한 후 지난달 31일까지 닷새 동안 여진이 10여 차례 발생했다. 일본에는 지난해 3·11 대지진 이후 거의 매일 여진이 발생했지만, 후지산 인근 지진에 일본인들이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후지산 폭발 가능성 때문이다. 후지산은 1707년 분화한 적이 있다. 3·11 대지진 이후 후지산 주변에서 갑자기 뜨거운 물이 땅에서 치솟는 등 이상현상도 자주 목격된 데다 지진까지 발생하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빈발하는 지진이 후지산에 있는 마그마를 자극해 분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후지산이 분화할 경우, 도쿄에도 2㎝가량의 화산재가 쌓이는 등 도쿄권의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

도쿄대학 지진연구소는 최근 "도쿄권에서 규모 7.0 이상의 직하(直下)형 지진이 4년 내 발생할 확률이 70%"라고 발표했다. 일본 건물들은 지반이 좌우로 움직이는 지진에 대비한 내진설계를 갖추고 있지만, 상하로 움직이는 직하형 내진설비를 갖춘 곳은 많지 않다.

하지만 일본 기상청은 후지산 주변에서 발생한 지진은 후지산과는 관련이 없으며 이즈(伊豆) 반도의 지각이 움직여 발생한 것이라고 지난달 31일 밝히는 등 불안감 진화에 나섰다. 기상청은 후지산에 각종 계측기기를 설치해, 분화 조짐이 있을 경우 주변 주민을 즉각 긴급대비시키는 등의 대비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일본에서 후지산 폭발설은 연례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3·11 대지진 직후에도 후지산 폭발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일본의 한 주간지가 최근 후지산이 대폭발하면서 산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000년에도 후지산 주변에서 마그마 활동과 관련이 있는 저주파 지진이 연평균 14회에서 148회로 급증하면서 대폭발이 임박했다는 루머가 나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