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유동성 장세로 '1월 효과'(새해 경기 회복 전망으로 1월 증시 상승 현상) 톡톡히

새해 첫 달인 1월은 낙관적인 전망과 기대가 가장 큰 달이다. 이 때문에 주식 시장에는 '1월 효과'라는 말이 있다. 새해 정부가 각종 정책을 발표하고 경기 회복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나오며 1월 증시가 상승하는 현상이다.

2012년 우리나라 증시는 이 '1월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코스피 지수는 이달 들어 7.1% 상승하며 1950선에 올랐고, 작년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조만간 다시 2000선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래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제 이 추세가 지속될지, 증시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에 쏠리고 있다.

◇1월 증시, 경기민감주가 끌었다

1월 증시를 이끈 것은 경기민감주였다. 작년 말까지 악재로 작용하던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이달 들어 크게 줄었고, 미국에서 연말 소비가 증가하며 경제 회복세를 보이자 경기민감주가 반등한 것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철강 업종이 한 달 12% 오르며 증시를 이끌었다. 화학과 금융 업종도 각각 10.3%, 9.4% 상승하며 주식 시장에 힘을 보탰고, 건설과 IT(전기전자) 업종도 코스피 지수의 상승률을 웃돌았다. 반면 유통과 음식료, 통신 등 경기 방어주로 꼽히는 업종은 부진했다.

◇1월 '신(新)유동성 장세'

세계 경제가 확실히 회복 단계에 들어섰는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도 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상승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新)유동성 장세'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미래에셋증권의 이재훈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며 위험자산 선호가 재개됐고, 이에 따라 외국인 자금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으로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1월을 기점으로 증시가 외국인 매수에 상승하는 '신유동성 장세'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1월 한 달, 6조원 넘게 순매수한 외국인은 경기민감주를 담고 경기방어주를 내다 팔았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현대중공업ㆍ삼성전자ㆍ포스코ㆍLG화학 등 경기민감주가 대부분이었다. 반면 KT&GㆍLG생활건강ㆍCJ제일제당ㆍLG유플러스 등은 외국인 순매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향후 경기민감주 전망도 '맑음'

전문가들은 '유동성 효과'에 크게 오른 경기민감주가 앞으로도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유동성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토러스투자증권의 이원선 연구원은 "유로화 가치는 하락하고 한국 원화 가치는 상승하며 환(換)차익을 기대하는 유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며 '유로 캐리트레이드'가 본격화되면 국내 증시가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화학과 건설, IT, 항공 업종을 추천했다.

화학 업종의 경우 신흥국 소비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건설은 중동 지역 플랜트 수주가 늘어나며 수혜가 예상된다. 그리고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 IT 기업과 달러 대비 원화 환율 하락에 수혜가 예상되는 항공업종도 좋다고 토로스투자증권은 분석했다.

다만 몇 가지 점검해야 할 지표가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되거나 세계 경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 경제가 어려워질 경우 주식 시장이 갑자기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양증권의 이재만 연구원은 달러 대비 유로 환율이 크게 하락할 경우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된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유로 환율의 추이에 주목하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에서 발표되는 제조업 지수와 소비 지표를 눈여겨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