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Now] 귤 풍년인데 가격 강세… 사과·배 비싸 대체 소비 늘었기 때문

겨울철 가장 인기 있는 과일인 귤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2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귤 10㎏(특품) 1상자 평균 경락가는 4만903원으로 1년 전(2만1756원)보다 88%나 올랐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2월 초 귤 도매가격은 2만1000원대를 유지했고, 1만3949원을 기록했던 2008년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도매가격 인상은 곧바로 소매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조사한 귤(상품) 10개의 평균 소매가격은 3115원으로 한 달 전(2615원)보다 19.1% 올랐다.

국내 유통되는 귤의 90% 이상은 제주산인데, 올겨울 귤 생산량은 56만t 정도로 지난해보다 10% 정도 증가했다. 가락시장 관계자는 "생육기인 작년 8월에서 11월 사이 제주 지역 날씨가 따뜻해 귤이 당도가 높고 작황도 좋았다"고 말했다.

생산량 증가에도 귤 가격이 오른 것은 밀려드는 수요를 못 따라가기 때문이다. 올해 설 명절을 앞두고 사과·배 등 다른 과일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귤 소비량이 예년보다 대폭 증가했다. 이마트에서는 1월 초부터 설 연휴까지 귤 매출이 20.5% 증가했고, 최근 1주일 동안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4.8%나 판매가 늘었다. 이마트 이호정 바이어는 "올해는 귤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며 "공급 물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해 당분간 도매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귤 가격이 오른 것은 유통기간이 짧아진 것도 원인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겨울 수확 철에 비가 자주 오면서 귤 껍질이 얇아져 빨리 무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