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h Brain] 나도 한번 묻어봐? 강북 뭉칫돈 집결지

요즘 거액 자산가들의 부동산 시장 화두는 '수익형 부동산'이다. 기존 부동산 시장의 중심축이었던 재건축·신규분양 아파트는 많은 자금이 필요한 데다 정책 불확실성 때문에 시세차익을 얻기 힘들어져 인기가 한풀 꺾였다.

반면 임대수요가 뒷받침되는 수익형 부동산은 현금흐름 확보에 유리하고 환금성도 좋다며 높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저금리 시대에 일정 수익이 나오는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을 보전받을 수 있다는 것도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30억~50억원 규모 강남 중소형 빌딩에도 대기 수요가 생길 정도"라며 "찾는 사람은 많은데 괜찮은 물건은 많지 않아 매매가가 크게 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30억~50억원 규모의 상가건물 인기

자산가들 사이에서 주로 거래되는 상가건물은 30억~50억짜리가 많다. 관심 지역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서울 강남권의 상가건물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최근 들어서는 강남을 벗어나 서울 중구·마포구·용산 등의 지역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상가와 함께 오피스텔에 투자하는 고액자산가들도 늘고 있다.

주택 매매가격 하락에 전세가격이 상승하자, 월마다 임대료를 내고 사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은 적은 자본으로 신경을 덜 쓰면서 편하게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부자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강한 편이다.

지역적으로는 강남보다는 새로운 업무타운이 많이 생기고 있는 곳이 선호 대상이다. 최근 서울국제금융센터(IFC)가 새로 지어지는 여의도나 '을지로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센터원 빌딩 등이 들어서고 있는 중구, 광화문과 밀접한 마포 지역이 새로운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일부 지역의 상가나 오피스텔만 부각되고 있고 수도권 지역에 대한 관심은 낮은 수준이다.

◇업무+주거 혼재돼 있는 곳이 투자 적합

수익형부동산 투자 시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바로 '입지'다. 특히 상가투자는 상가에 들어서는 점포의 일정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유동인구, 상가의 위치 등을 고려하는 것이 필수다. 상가는 아파트 단지 혹은 역세권 부근이 유리하다.

특히 유동인구에 무게중심을 두고 살펴봐야 한다. 가령 업무타운은 낮에는 사람이 많지만 밤에는 사람이 적은 경우가 많다. 반대로 주거타운은 낮에는 사람이 없지만 밤에는 사람이 많다. 이 때문에 가장 좋은 입지조건은 업무타운도 있으면서 주거지역까지 혼합된 곳이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업무타운 근처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형성된 경우에는 낮과 밤에 모두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에 상가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가격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정봉주 하나은행 PB본부 부동산팀장은 "부자들은 아파트 단지 쪽으로 이어지는 상가를 분양받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아파트 단지 크기와 근린상업지구의 크기를 잘 비교해서 매입해야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테마형 상가·주상복합은 시들

상가를 쪼개서 분양받는 테마형 상가 투자는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의류 복합상가, 전자상가 등에 투자해 큰돈을 번 사람들이 많아 주목을 받았지만, 분위기에 편승해 수익률을 따져보지 않고 투자한 경우가 많아 큰 손실을 보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테마형 상가는 상가 면적을 지나치게 작게 쪼갠다는 것이 단점이다. 1층에 수십여개의 점포가 만들어지는데 업종이 다 비슷하기 때문에 홍보나 관리가 덜 되는 땐 상가에 투자한 투자자들 모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 상가 내 작은 점포들이 몰려 있다 보니 점포와 점포 사이의 공용면적도 많이 들어간다는 점도 부정적이다.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한 부자들의 관심도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시들한 인기로 한동안 뜸했던 주상복합아파트는올해 들어 공급이 재개되는 등 다시 꿈틀대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부동산 전망이 좋지 않아 매매로 수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은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