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되는 한 해가 되면 좋겠어요' '노총각 아들 장가 좀 보내주이소' '동서화합' '케이블카 유치'….
한 해의 소원을 왕창 쏟아내도 욕심이라고 하지 않고, 많은 소원을 비는 것이 당연한 날이 '정월대보름'이다. 오는 6일이 정월대보름이다. 올해는 개인적 소원 외에 지역·마을의 공동 소원도 더해지고 민속놀이에다 힙합·보컬그룹 공연 등 현대적 요소들이 가미되는 곳이 적지 않다. 정월대보름 행사도 진화하는 셈이다.
◇부산
정월대보름날 오후 2시부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제30회 해운대·달맞이 온천축제가 열린다. 전국 최대 규모의 대보름 행사다. 해수욕장에 설치된 특설무대에서 달집 노래방을 시작으로 온천 전설 무용극, 지신밟기, 식전공연, 월령기원제, 달집태우기, 풍어를 기원하는 '오륙귀범' 행사, 강강수월래 행사 등이 열린다. 광안리해수욕장에서는 오후 3시부터 수영전통달집놀이가 수영야류와 좌수영어방놀이 공연으로 시작된다.
같은 날 오후 3시 남구 백운포체육공원에서 '2012 백운포 달맞이축제'가 마련된다. '용의 해'를 상징하는 대형 연날리기 행사를 시작으로 색소폰 연주, 보컬그룹 '버즈' 공연, 구민의 무사안녕을 비는 기원제 등 각종 행사가 이어진다. 달이 뜨는 시각에는 높이 12m, 지름 8m의 달집에 불을 붙이며 주민들이 소망을 담은 풍선을 날려보낸 뒤 소원을 빌고 함께하는 강강수월래로 축제를 마무리한다.
금정구 금정체육공원에서는 오후 4시부터 지신밟기, 달집태우기, 투호놀이, 굴렁쇠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지는 세시풍속 체험과 부럼·차나누기 등이 펼쳐진다. 또 역동적인 비보이와 난타공연이 처음으로 행사 프로그램으로 도입됐다.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서는 오후 1시부터 떡메치기, 연날리기, 콩 볶아먹기 등 체험마당이 마련되고 윷놀이, 제기차기를 비롯해 동별 줄다리기 경기도 열린다. 달이 뜨면 높이 20m, 지름 20m의 초대형 달집에 불을 붙이고 소망등 청사초롱 400개를 달아 돔 형태의 '소원기원 희망길'도 만든다.
서구 송도해수욕장에서도 높이 20m의 달집을 마련, 각종 행사를 치른다. 이외에도 북구 덕천배수장 입구 낙동강변, 다대포해수욕장 등지에서도 달집태우기 행사가 펼쳐진다. 정월대보름인 당일 월출시간이 오후 4시 22분, 일몰시간 오후 5시 56분인 것을 감안해 행사장에 가면 다양한 행사를 즐기며 소원을 빌 수 있다.
◇울산
울주군 진하해수욕장과 동구 일산해수욕장, 주전해변 등지 바닷가에서 달맞이 행사들이 열린다. 시린 바다와 은은한 달빛의 조화 속에서 다채로운 달맞이놀이를 즐길 수 있다. 도심에서는 중구 백양사 앞 공터에 달맞이 행사장을 차린다. 진하해수욕장에서는 6일 오후 2시부터 진하해변길 걷기, 명선교 밟기(다리 밟기), 진하바다에 더위팔기 행사 등을 갖는다. 참여 시민 모두에게 복조리를 무료로 나눠준다. 달집태우기는 오후 6시 10분. 민속체험한마당도 마련해 쥐불놀이·부럼깨기·귀밝이술마시기·볏짚달걀꾸러미만들기·연만들어날리기 등을 즐길 수 있다.
일산해수욕장과 주전해변에서는 6일 오후 4시 30분부터 달맞이놀이를 시작한다.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당제를 올리고, 풍물한마당과 동춘서커스 공연, 전통놀이 체험, 동구 옛 사진전 등도 갖는다. 백양사 앞 공터에서는 중구 북정동청년회가 행사를 맡아 치른다. 6일 오전 11시부터 다채로운 민속놀이와 체험마당을 마련하고 달 뜨는 시각에 맞춰 달집태우기와 강강술래와 대형 연날리기로 달맞이의 흥을 돋운다. 이어 '나름 가수다' 노래자랑과 민속놀이 경연도 이어진다.
울산대곡박물관은 4일과 5일 이틀동안 전통 세시풍속 한마당 행사를 마련한다. 관람객에게 입춘첩을 써주고 부럼과 귀밝이술도 나눠준다. 액막이 연 만들어 날리기 등 체험행사도 갖는다. 제기차기, 굴렁쇠놀이 등 9가지 민속놀이를 차례로 모두 체험한 뒤 스티커를 받아오면 복주머니도 나눠준다.
◇경남
풍년을 기원하고 액운을 쫓는 전통적 의미에 동서화합, 케이블카 유치 등 각 지역의 염원을 담은 달맞이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하동 섬진강변 송림백사장에서는 6일 보름달 뜨는 시각 달맞이 행사가 열린다. 행사에는 하동군민은 물론 인근 전남 광양군 다압면 주민들도 대거 참여, 동서화합 등을 기원한다. 행사 후에는 농악놀이와 섬진교를 걷는 답교놀이가 이어진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낙동강 합천·창녕보(오후 3시), 창녕·함안보(오후 4시)에서 낙동강 한마음 화합행사를 개최한다.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단절됐던 창녕과 함안, 합천과 창녕의 마을이 보(洑) 건설로 3분 이내의 이웃마을로 연결된 것을 기념한다.
산청군 경호강변 일원에서는 주민 등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달집태우기 행사가 열린다. 둘레 60m, 높이 35m에 달하는 아파트 10층 높이의 초대형 달집을 태우며 지리산 케이블카 산청 유치 등을 기원한다.
또 함양군 함양읍 인당교 아래 하천변에서도 지리산 케이블카 함양 유치 등을 위한 대규모 정월대보름 행사가 열린다.
창원시 진동면 동촌냇가에서 진동큰줄다리기 및 달맞이 행사가 열리고, 밤바다와 보름달을 배경으로 한 남해 상주은모래비치 달맞이 축제 등 경남 곳곳에서 다채로운 달맞이 행사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