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신한카드 안받아" 자영업자 100만명 실력행사

100만명이 넘는 자영업자들이 신용카드 업계 1위인 신한카드를 상대로 수수료를 낮춰달라며 실력 행사에 들어간다.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와 유권자시민행동은 6일 신한카드가 수수료율을 낮추지 않으면 20일부터 손님들이 신한카드로 결제할 경우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여러 가맹점이 단결해 특정 신용카드를 받지 않겠다고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2004년 이마트가 수수료율 인상률을 놓고 BC카드와 갈등을 빚다 7개월 동안 BC카드를 받지 않은 적은 있지만 이땐 회사 간 갈등이었지 집단행동은 아니었다.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에는 숙박업소·유흥주점·세탁소 등 60여개 업종에 100만개가 넘는 업소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연합회 관계자는 "신한카드가 선두업체로 천문학적 수익을 올리면서도 수수료 인하에는 인색하기 때문에 표적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현재 신한카드의 시장점유율은 22%로 12~13% 수준인 2위권 3개사(삼성·현대·KB국민)를 크게 앞선다. 가맹점이 250만곳, 개인 회원이 2000만명에 달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상당한 위협이 된다. 사태 추이를 봐가며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자영업자들의 집단행동은 카드사가 백화점·할인마트 등 대기업에 대해선 1%대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면서 자신들에겐 최고 4%대 높은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데 대한 불만에 따른 것이다. 카드사들은 자영업자들의 압력에 못 이겨 새해부터 연매출 2억원 미만인 영세업소에 대해서는 수수료율을 1.8% 이하로 낮춰줬지만 자영업자들은 수수료율 추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은 카드사들이 매년 수천억원대의 이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인하 여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새누리당이 업종을 불문하고 수수료율을 1.5%로 일원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자영업자들의 집단행동을 자극했다.

그러나 결제 거부운동이 큰 파급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손님이 신한카드로 결제 안 되면 구매를 안 하겠다고 하면 가게 주인들이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합회 측은 "소비자들이 대개 여러 장의 카드를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카드로 결제를 유도하면 충분히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도 지난 1일 삼성·현대·롯데 등 대기업 계열 3개 카드사를 상대로 수수료를 낮춰주지 않을 경우 가맹 계약을 해지하는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대한제과협회 등 전국 25개 소상공인 단체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