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 더 쓰나 덜 쓰나 워킹화 거기서 거기

소비자단체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워킹화에 대한 품질 검사를 실시한 결과 유명 브랜드의 비싼 워킹화 제품들이 이름값을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은 6일 "시중에서 판매되는 12개 주요 워킹화 제품을 비교한 결과 가격 대비 품질에 큰 차이가 없었다. 일부 고가 제품은 저렴한 제품보다 오히려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소비자 단체들이 제품 성능 비교를 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그간 분유, 우유, 아웃도어, 햄 등에 대한 품질 비교 결과가 발표됐다. 조사 결과 비싼 제품과 저렴한 제품 사이에 큰 품질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워킹화도 예외가 아니었다.

소시모는 워킹화 품질을 비교하기 위해 마모도, 접착력, 내구성, 미끄럼 저항력, 변색 등 5가지 기준에 따라 워킹화 성능을 시험했다.

그 결과 가장 가격이 비싼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 제품들은 각각 미끄럼 저항력, 마모도 및 접착력, 변색에서 다른 제품들보다 품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밑창 마모도 면에선 EXR, 아디다스, 프로스펙스, 휠라, 아식스, 스케쳐스 제품의 품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시모는 "워킹화를 신고 걸을 때 밑창이 얼마나 빨리 닳는지를 보기 위해 밑창을 계속 마찰시켰더니 EXR 등 6개 제품이 가장 빨리 마모됐다"고 설명했다.

워킹화를 오래 신으면 재봉질 등 제조 과정에 따라 밑창이 떨어지는 등 신발 특정 부위가 신발로부터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소시모가 부위별 접착력을 시험한 결과 EXR, 아디다스 제품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시모는 "밑창, 갑피(발등을 덮는 부분), 중창(밑창과 갑피의 연결 부위) 사이의 접착력을 시험했는데 EXR은 갑피와 중창 사이, 아디다스는 중창과 밑창 및 갑피와 밑창 사이의 접착력이 다른 제품과 비교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내구성 측면에선 푸마, EXR, 스케쳐스 제품의 품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시모는 "각 워킹화를 30만회 굽혔다 폈다를 반복해 보니 푸마, EXR, 스케쳐스 제품에서 균열이 나타났다"며 "해당 신발을 신고 자주 걸으면 신발에 여러 틈새가 벌어진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워킹화의 다른 주요한 성능은 미끄러운 길에서 미끄럼을 얼마나 방지해주는지 여부다. 이 시험에서 헤드, 나이키, 스케쳐스, 르카프, 아디다스 제품의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시모는 "마른 바닥, 물기가 있는 바닥, 기름기가 있는 바닥 등 조건별로 워킹화의 미끄럼 성능을 시험한 결과 헤드 등의 제품이 다른 워킹화보다 미끄럼에 약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또 자외선에 노출될 때 워킹화의 색깔이 얼마나 빨리 변하는지도 조사했는데, 리복, 뉴발란스, 아식스 등이 변색이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시모는 "최근 걷기 운동 붐이 일면서 고가 워킹화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며 "가격이 높다고 해서 품질이 좋은 것이 아닌 만큼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고 정부는 워킹화의 품질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