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株 올 들어 반등… "바닥 쳤다"

7일 웅진에너지는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한 819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급등 원인은 웅진그룹이 주력 자회사 웅진코웨이를 매각하면서 에너지와 태양광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태양광 산업은 작년 유럽 재정 위기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유럽 정부가 태양광 업체에 지급하는 보조금이 감소하며 업황이 침체된 것에 더해 공급 과잉 상황까지 겹쳤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 주문이 없다며 태양광 생산 공장 일부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또 OCI는 지난 하반기 제품 가격 인하안을 밝혀 주가가 급락했고, 60만원대를 찍기도 했던 주가는 3분의 1수준으로 내려앉기도 했다. 업체들의 태양광 공급 계약 해지·변경 공시도 잇따랐다.

이 때문에 태양광 산업에서 발을 뺀 것은 호재였다. 지난 3일 폴리실리콘 사업을 철수했다고 밝힌 KCC는 오히려 이 사실이 호재로 작용해 이후 주가가 9% 넘게 상승했다.

그럼 이날 웅진에너지 주가는 왜 상승했을까?

◇올 들어 태양광주 반등

태양광 산업 대표주 OCI의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은 23.6%로 이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8.5%)보다 높다.

다른 관련주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들어 넥솔론과 에스에너지는 40%대, 오성엘에스티, 신성솔라에너지는 20%대로 상승했다. 꾸준히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가 상승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한다.

첫 번째는 지나친 하락에 대한 반등이라는 의견이다. 대신증권 안상희 연구원은 "최근 태양광 대표주인 OCI의 주가 상승은 하락폭이 컸던 데 따른 반등"이라며 "업황이 개선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태양광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다. 삼성증권의 송준덕 이사는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폴리실리콘 가격이 상승세에 접어들었고, 세계 태양광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 업체 가동률도 50%대에서 70%대까지 높아졌다"고 말했다. 공급은 여전히 넘치는 상황이지만,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태양광 업황 반등 가능할까

본격적으로 태양광 산업 업황이 개선되는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여전히 수요 증가 폭보다 공급이 많아 반등을 말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이 아직은 일반적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40GW(기가와트·1GW는 100만㎾)에 달하는 세계 태양전지 생산능력과 비교해 태양광 수요는 25GW로 공급 과잉상태다. 이 회사 이응주 연구원은 "극심한 침체기에서는 벗어났지만, 태양광 수요가 살아나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태양광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데에 동의한다. 지난해 상반기 70달러대까지 상승했던 폴리실리콘 가격이 ㎏당 20달러대까지 곤두박질친 이후 최근 30달러대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폴리실리콘은 태양전지의 원료로, 이를 갖고 각 업체가 태양전지 부품인 잉곳, 웨이퍼, 셀, 모듈 등을 만들어 밸류 체인을 완성한다.

◇웅진그룹, 에너지 사업 집중

전문가들은 웅진그룹의 태양광 주력 결정에 대해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한국투자증권 박기용 연구원은 "그룹의 '올인'으로 웅진에너지가 주목받을 것"이라며 "특히 웅진에너지는 해외 주요 에너지 기업 내에서 중요한 밸류체인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에너지는 미국의 태양전지 제조회사인 '썬파워'를 통해 태양광 시장에 진출했는데, 썬파워는 프랑스의 대형 에너지회사 '토탈'의 자회사다.

다만 웅진그룹 결정의 성공 여부는 외부 변수에 달려있다고 화학 담당 연구원들은 말한다. 하나대투증권 이정헌 연구원은 "향후 유가 흐름이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유가(油價)가 상승하면 태양광과 같은 대체에너지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