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들섬 예술섬 만든다더니… '도시형 농장' 터 잡나

서울시 용산구 이촌동 한강대교 아래 강 위에 떠 있는 노들섬에 '도시농업공원'이 조성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부임하기 전 서울시는 노들섬에 6375억원을 투자해 오페라하우스, 콘서트홀 등이 들어서는 예술섬<사진>을 만들 계획이었다.

서울시는 노들섬 터 6만818㎡ 중 테니스장으로 운용해온 2만여㎡를 도시농업공원으로 만들어 시민에게 1년 단위로 분양, 오는 5월부터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농업공원을 임시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분양 후 남은 공간에는 어린이 농업 전시장 등 테마 농장을 만들고 숲 지대인 한강대교 동쪽 터는 산책코스로 조성하기로 했다.

최광빈 서울시 공원녹지국장은 "노들섬 터를 예술섬이 아닌 다른 용도로 변경하더라도 2년 이상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임시로 농장을 운영하기로 했다"며 "강남과 강북의 중간에 있어 접근성이 좋아 가족 단위로 여가를 보내기에 좋은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농업공원 조성은 취임 후 도시텃밭 등을 통한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강조해온 박 시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이 취임하면서 토건사업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공사는 사실상 중단됐고 설계비와 운영경비 276억원은 매몰비용이 됐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이날 남산 문학의 집에서 워크숍을 열고 "앞으로 5년 내 서울시를 도시농업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 시정개발연구원과 함께 마스터플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해 올해 상반기 중 관련 위원회와 조례를 만들 계획이다.

워크숍에 참석한 박 시장은 "노들섬에 본래 지으려 했던 오페라하우스가 주는 즐거움보다 풋풋한 농산물이 자라는 걸 보는 즐거움이 더 클 것"이라며 "노들섬이나 공원뿐 아니라 상상력을 발휘하면 한강, 경의선 부지, 광화문도 (농업 공간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