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스·두부·과자… 꽃게의 '끝없는 진화'

꽃게 크로켓(고로케), 꽃게 돈가스, 꽃게 어묵, 꽃게 맛살, 꽃게 두부, 꽃게 과자….

이름은 생소하지만 맛있을 것 같은 이런 음식들을 올 꽃게 철인 4~5월이 되면 정말로 맛보게 될 것 같다.

인천시 수산자원연구소 산하 '꽃게 가공산업 육성사업단'(이하 사업단)이 최근 이런 제품들을 개발해 시판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꽃게' 하면 전통적인 꽃게탕과 찜, 게장 등이 먼저 떠오른다. 이 외에도 꽃게가 들어간 국수나 무침, 튀김, 볶음 등도 나와 있다. 이제 여기서 한 발 더 나간 꽃게 가공식품들이 나타날 차례가 된 것이다.

어떻게 먹든 그 맛이 일품인 서해안 꽃게는 게과에서 영덕 대게와 더불어 우리나라를 대표한다. 연평도를 비롯한 인천과 충청남도에서 많이 난다. 지난해 전국 생산량 2만6612t 중 40.4%인 1만757t이 인천에서, 42.5%인 1만1322t이 충남에서 났다. 그 이전에는 인천에서 난 것이 충남보다 좀 더 많은 편이었다. 2010년의 경우에는 전국 생산량 3만3193t 중 인천에서 난 것이 1만4077t(42.4%), 충남에서 난 것이 1만3718t(41.3%)이었다.

한동안 너무 많이 잡아 생산량이 상당히 줄기도 했었는데, 2004년부터 수산자원연구소 등이 자원 관리와 증산 작업에 힘쓴 결과 이제는 예년의 생산량을 되찾았다.

그런데 꽃게는 맛도 맛이지만 그 껍데기에 우리 몸에 좋은 성분이 특히 많다고 한다. 하지만 탕이나 찜 등으로 요리하면 대개 껍데기를 버리게 된다. 이런 일을 피해 꽃게의 모든 것을 최대한 활용하고, 운반과 보관을 편하게 해 시장을 넓히려면 다양한 형태의 가공식품이 필요하다는 것이 사업단의 판단이었다.

사업단은 이에 한국식품연구원, 소래바다, ㈜미담에프엠 등 연구기관·기업체와 손을 잡고 사업 계획을 짰다. 그리고 지난해 지식경제부가 시행한 '지역특화사업 공모'에 응해 수도권 21개 사업단이 낸 계획 가운데 1등을 차지했다. 이로써 앞으로 6년 동안 46억원을 지원받으며 연구와 생산을 계속할 기반이 마련됐다.

사업단은 이미 오랜 연구를 통해 앞에서 말한 제품들 말고도 여러 가지 제품을 개발했다.

꽃게 살을 밥과 섞은 조미냉동밥, 꽃게를 오랜 시간 숙성시킨 액젓, 꽃게를 말려 가루로 만든 뒤 야채·해물과 섞어 국을 끓일 때 쓰도록 한 조미료, 꽃게 통조림, 꽃게 농축액으로 만든 화장품, 못 먹어 버리는 꽃게를 가루로 만든 뒤 한약재와 섞어 만든 비료…. 이 밖에 꽃게의 영양과 맛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장이나 조미료처럼 만들어 음식에 비벼먹거나 뿌려먹을 수 있게 만드는 제품들도 개발되고 있다.

사업단은 올해 이들 제품을 시중에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과 생산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연평도와 영흥도에는 가공공장을 짓고, 전국에 있는 가공식품업체 800여 곳과 생산·유통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으며, 꽃게축제 등의 홍보활동도 벌일 계획이다.

사업단 구자근 단장은 "인천의 대표 자원인 꽃게를 이용해 고부가가치의 제품을 많이 만들면 연평도를 비롯한 지역의 어민뿐 아니라 가공업체, 식품업체 등 모두에게 좋은 일이고, 해외수출도 아주 유망하게 본다"며 "'영덕'하면 '대게'를 떠올리는 것처럼 꽃게를 인천의 대표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구 단장의 이런 바람은 '꽃게'하면 인천이고, 특히 연평도에서 많이 나는데도 그 상표 가치가 아직 떨어지고 있다는 아쉬움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지난해 '한국지역브랜드포럼'이 국내 수산업 정책 관련 '지방자치 브랜드 경쟁력 지수(LBCI)'를 발표한 일이 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내세우는 대표 상품에 대해 소비자들이 얼마나 잘 알고, 믿고 있는지 등을 조사해 수치화한 것이다. 그 결과 1등은 69.8점을 얻은 '영광 굴비'가 차지했다. 다음은 영덕 대게(67.8)-울릉도 오징어(67.5)-완도 미역(63.2)-완도 전복(60.6)·남해 멸치(〃)-기장 멸치(60.4) 순이었다. '연평도 꽃게'는 60.1점으로 8위였고, 울진 대게(59.2)와 거제 굴(57.8)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