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에게] '고령화 지진' 대비한 전담부서 만들어야

영국의 인구학자 폴 월리스(Paul Wallace)는 "세계적인 고령화 현상에 따라 세계 경제는 '고령화로 인한 지진(Age-quake)'으로 뿌리째 흔들릴 것이고, 한국은 가장 그 충격이 클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실제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 보면 2005년에는 15~64세 8명이 65세 이상 노인 1명을 부양했다면, 2020년에는 4명이 1명을, 2050년에는 1명이 1명을 부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노인 건강은 국가적 부담을 덜어주는 중요한 문제로 치밀하게 대처할 과제다.

최근 노인의료비가 7년간 4배로 증가하면서 그 재정 대책이 심각해짐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공단을 통해 경로당에 운동지도자 파견 등 노인을 위한 건강운동에 관심을 쏟고 있다. 노인종합복지관의 경우 여가복지서비스로서 여러 운동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고, 운동기구가 설치된 체력단련실도 많이 있지만 한국 노인에게 적합한 운동기구나 전문지식을 갖고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체육전공자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복지관은 주로 복지사 위주의 채용 규정에 의해 체육 전공자들은 일용직에 그칠 뿐 전문성은 뒷전이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이다.

운동은 노인에게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불안과 우울 감소 등 정신건강에 좋고 사회적 관계의 확대로 삶의 질을 증진시킬 수 있음은 이미 많은 연구로 입증된 바 있다. 그러나 생활체육의 일환으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노인체육활동을 일부 지원하고 있지만, 국가 예산 중 28%를 차지하는 복지부와 1% 안팎의 문체부의 활동 폭은 다를 수밖에 없으며, 중복 지원되는 경우도 많다.

예견된 고령화에 대한 정부 정책은 현실보다 속도가 늦고, 체계적이지 못하며 부처이기주의와 업적 위주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노인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대부분 복지부가 주도해야 한다는 사고는 지양돼야 한다. 정부는 유기적 협동체계를 구비하고, 전문가들의 연구를 통해 노인건강을 위한 최선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세계적 과제인 고령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복지 측면뿐만 아니라, 노인운동기구 산업 등을 포함한 글로벌 시니어마켓의 성장까지 감안한 생산적인 역할도 겸할 수 있는 노인 관련 전담부서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선거 때만 되면 복지를 외치지만, 불과 몇년 후 '부담'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지 않도록 노인 건강을 위한 체육 활동은 국가 정책으로 정착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