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돌고래 재판

8일 제주지방법원에서 국내 첫 '돌고래 재판'이 열렸다. 불법 포획한 돌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검찰과 그렇게 하면 돌고래가 죽을 수도 있다는 관광업체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돌고래 방생과 관련된 재판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사건은 작년 7월 알려졌다. 당시 해양경찰청은 불법 포획한 돌고래를 제주 돌고래쇼 업체에 팔아넘긴 어민 9명과 구입한 돌고래를 서울대공원에 다시 판매하거나 자기들이 운영하는 관광업체에서 돈벌이용으로 이용한 제주 지역 관광업체 대표 허모(53)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어민들은 1990년부터 2010년 8월까지 제주도 앞바다에서 조업 중 그물에 걸린 돌고래를 한 마리에 700만~1000만원씩 받고 제주도 관광업체 대표 허씨 등에게 팔아온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불법 포획된 상태에서 쇼에 동원돼 돈벌이에 이용되고 있는 돌고래 5마리를 법원이 즉시 몰수해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수산업법상에도 우연히 잡힌 돌고래는 바로 풀어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돌고래를 방사할 경우 생존 가능성이 있는지를 물었다. 불법 포획된 남방큰돌고래<사진>로 쇼 행사를 벌여온 허씨는 "한국에서는 고래 연구가 부족해 이와 관련된 자료가 없다. 이 돌고래들을 풀어주면 자연에 적응하지 못해 죽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농수산식품부와 고래연구소 등에 질의해 공식적인 답변을 구한 뒤 자료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법원 앞에서는 제주 남방큰돌고래를 지키는 모임인 '핫핑크 돌핀스' 등 소속 회원 등 10여명이 고래 문양이 들어간 모자를 쓰고 노래를 부르며 돌고래를 풀어주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고래연구소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방큰돌고래는 제주에 단 114마리만 서식하고 있다"며 "수산업법에 따라 포획된 돌고래를 즉시 야생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