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배도 유전된다는데…

각종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대사(代謝)증후군이 부모에게 있으면 그것이 자식에게 대물림될 위험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최대 9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팀이 지난 1998년부터 2008년까지 4657명의 건강지표 데이터를 토대로 부모와 자녀 간에 질병 발생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대사증후군 대물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대사증후군이란 복부비만, 고혈압, 고혈당, 고중성지방혈증, 저 HDL 콜레스테롤 혈증(심장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이 낮은 경우) 등 5가지 건강 위험 지표 중 3가지 이상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런 경우 당뇨병, 심장병 등 만성질환 발생 위험이 커져 '질병 시한폭탄'이라 불린다.

박 교수팀의 연구 결과 한쪽 부모만 대사증후군이 있는 자녀의 위험도는 4.2배 높았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당뇨 관리(Diabetes Care) 최신호에 발표됐다.

박 교수는 "부모에게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10대 자녀부터 조기에 대사증후군이 생길 위험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유전적 요소와 함께 운동 부족이나 고지방 식사 등 집안의 생활문화가 아이들한테도 이어져 대사증후군이 쉽게 대물림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