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동설한 인플레] 배추 19%·대파 29%… 농산물 값 껑충

1월 하순부터 이어진 기록적인 한파(寒波)로 서민들의 식탁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배추, 대파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최근 대중교통 요금과 기름값까지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농산물 가격까지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정부의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조사에 따르면 9일 현재 배추 소매 가격은 1598원으로 1개월 전 1343원에 비해 19% 올랐다. 배추 가격은 김장철이었던 지난해 11월과 12월에는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전월 대비 15~30% 가량 가격이 하락해 물가안정에 도움이 됐던 품목이다. 하지만 겨울철 배추의 주산지인 전남 해남·무안 지역의 1월 말~2월 초 최저기온이 예년보다 3~4도 낮은 영하 7~9도까지 떨어져 배추 출하량이 줄었고, 가격도 급등했다. 이에 따라 1년 전 벌어졌던 '배추 파동'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대파(1㎏)의 소매 가격 역시 1개월 전 1771원에 비해 29%가 오른 2284원을 기록했고, 시금치(1㎏) 가격도 6714원으로 1개월 전(5062원)에 비해 32% 상승했다. 노지(露地)에서 주로 재배하는 배추, 대파, 시금치 등은 추운 날씨에선 작물이 얼어 출하작업이 중단되거나 출하량이 줄어 기온이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겨울철 비닐하우스 등에 보일러 등을 가동해 재배하는 고추와 호박 역시 가격이 많이 올랐다. 청양고추(100g)의 가격은 1993원으로 1개월 전(1277원)에 비해 무려 56% 올랐고, 애호박(1개) 가격도 1897원으로 1개월 전(1594원)에 비해 19% 올랐다. 이들 작물은 기름값이 생산비의 40~50%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편이어서 날씨가 추울수록 생산비가 올라가는 특성이 있다.

이 밖에 감귤과 단감 등 과일 가격도 각각 34%, 13%씩 올랐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2월 농산물 가격 급등세는 기온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며 "2월 하순쯤 평년 기온으로 회복되면 농산물 가격은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