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일제히 실적을 발표한 시중 은행들이 글로벌 금융 위기 이전과 버금가는 역대 최대 규모의 순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조1184억원으로 전년(1조6700억원)에 비해 27% 늘어난 사상 최대 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순익을 거뒀던 2007년(2조513억원)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조456억원이라고 밝혔다. 지주회사로 전환되기 이전인 2007년(2조7738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하나은행 또한 전년 대비 20% 늘어난 1조2118억원 당기순이익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내주에 실적을 발표할 우리은행은 2조1000억원, 기업은행은 1조5000억원 규모의 순익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1조5000억원 가까운 순익을 거둔 외환은행을 포함하면 6개 은행이 줄줄이 '순익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지난해엔 부실 기업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과정에서 현대건설 지분을 보유한 채권은행들이 현대건설을 현대차그룹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4조원대의 특별이익을 올렸다. 은행별 현대건설 매각차익은 우리은행 9600억원, 국민은행 4100억원, 신한은행 3500억원 등이다.
또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대손충당금을 꾸준히 쌓아 부실채권을 털어냈기 때문에 은행의 수익성이 개선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수익 급증은 대출 금리는 올리고 예금 금리를 내리는 방식으로 예대마진(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것)을 높여 쉽게 돈을 번 결과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2009년 2.68%포인트였던 은행 예대마진은 지난해 2.96%포인트로 올랐다.